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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겉도는 공공기관 장애인 의무고용 근본 대책 세워야

고용 취약계층인 장애인의 취업을 촉진하기 위한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가 여전히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9일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기준에 크게 못 미친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 539곳을 발표했다. 이는 2008년 시행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근거한 것으로 장애인 고용 실적이 현저히 낮은 곳을 공표함으로써 경각심을 확산시키기 위한 조처다. 특히 3회 이상 명단에 오른 불명예 대상에는 대한항공, 부영주택 등 대기업을 비롯해 국회와 서울교육청, 서울대병원 등이 있다.

장애인 의무고용이 비판받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년 국정감사 때면 늘 지적됐다. 무엇보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공공기관들의 의무고용 이행률이 민간기업 못지않게 낮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의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공공기관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충족하지 못해 낸 부담금은 987억2300만원이었다. 부담금 납부로 장애인 의무고용을 회피하는 사례가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기관의 부담금은 바로 국민 세금이다. 법을 어긴 대가를 한 해 200억원의 세금으로 메우는 것이다.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에 대한 근본 대책이 시급하다. 지금처럼 법 규정을 예사로 위반하고 부담금으로 대체하는 잘못된 행태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 공공기관은 예산 삭감 등 실제적 불이익을 줘야 한다. 의무고용을 잘 실천한 민간기업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확산시켜나가야겠다.

정부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의 한 축에 장애인 공무원 확대를 적극 검토할 만하다. 청년 고용과 장애인 일자리 확보라는 두 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부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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