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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이 성공하려면

“사회적기업 육성안이 좀비 기업 양산하지 않을지 걱정… 서비스산업발전법부터 통과시켜라”

정부가 앞으로 5년간 일자리 창출 실천 계획과 추진 일정을 담은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을 내놨다. 그동안 세금이 들어가는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확충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기업을 옥죄는 정책들을 쏟아내면서 오히려 민간 일자리를 줄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이번 로드맵에선 민간부문의 좋은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포용적 성장의 주역으로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을 키우겠다는 구상은 특히 눈길을 끈다. 이들은 재화를 생산·판매한다는 점에선 일반 기업과 같지만 이익창출보다 구성원 간의 연대와 협력 이익공유 등을 우선시한다는 차이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사회적경제는 고용 없는 성장과 경제 불평등을 극복할 대안”이라고 했다. 협동조합은 일반 법인보다 취업유발 효과가 3배가량 크다. 전산업 평균은 10억원당 취업유발계수가 12.9명인 반면 협동조합은 38.2명에 달한다. 정부는 현재 1.4%인 사회적기업이 유럽연합(EU) 수준인 6.5%까지 증가하면 130만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겨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회적경제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양극화도 완화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사람 중심 경제를 모토로 내세운 현 정부의 비전과도 맞는다.

그러나 사회적경제를 내세운 문재인정부의 색다른 실험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이 낸 국감 자료를 보면 사회적기업 1506곳 중 영업이익 흑자를 내는 곳은 24.4%에 불과했다. 4곳 중 3곳은 적자 상태다. 적자가 계속되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이 자생력이 떨어지는 좀비 기업들만 양산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의료관광·MICE·문화·교육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과 신산업을 육성하고 혁신형 창업을 촉진하겠다는 것은 옳은 방향이다. 교수와 연구원 등의 혁신형 기술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창업 휴직기간을 확대하고 대학 평가 때 창업실적 가점을 확대하거나 사업실패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연대보증을 폐지하기로 한 것도 고무적이다. 문제는 기득권 세력의 반발을 어떻게 넘느냐 하는 점이다. 김대중정부 이후 역대 정부마다 고용 창출을 위해 서비스산업 육성을 추진했지만 정치권과 기득권 세력, 시민단체의 반대로 번번이 좌절됐다. 지난 정부가 추진한 서비스산업 육성 방안도 19대 국회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처리가 무산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일자리를 늘리려면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규제프리존법부터 통과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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