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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장시간 노동·과로 당연시 더 이상 안돼”

주당 68시간→ 52시간 강조, 관련 논의도 급물살 탈 듯… 재계, 추가 부담 우려 난색

입력 : 2017-10-16 22:09/수정 : 2017-10-16 23:35
文 대통령 “장시간 노동·과로 당연시 더 이상 안돼” 기사의 사진
문재인(얼굴) 대통령이 16일 “최근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과로 사회”라며 “장시간 노동과 과로를 당연시하는 사회가 더 이상 계속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주당 52시간 노동’을 강조함에 따라 관련 논의가 가속화될 전망이지만, 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없이는 고용률과 국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정부를 포함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책임 있는 결단과 실천을 해야 할 때”라며 “세계적으로 고용률이 70%를 넘는 국가 중에 연간 노동시간이 1800시간을 넘는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18대 국회부터 충분한 논의를 거친 만큼 반드시 통과되도록 노력해 달라”며 “국회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행정해석을 바로잡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장 노동시간 속에서 집배원 과로와 자살, 또 화물자동차와 고속버스의 대형 교통사고 등 과로 사회가 빚어낸 참사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68시간인 1주일 최장 근로가능 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것이 골자다.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68시간이라는 현 최장 근로시간은 2000년 정부의 행정해석으로 결정됐다. 근로기준법 제50조에 따라 법정 근로시간은 1주일에 40시간, 1일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노사가 합의한 경우 1주에 12시간에 한해 연장근로가 가능하다. 그러나 연장근로 12시간은 휴일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행정해석에 따라 법정 근로시간 주 40시간과 연장근로 12시간, 토요일과 일요일 각각 8시간을 모두 합쳐 68시간 최장 근로시간이 책정됐다. 2015년 9월 노사정 합의에 따라 연장근로에 휴일근로를 합쳐 주당 최장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합의했지만 다른 노동개혁 관련 법안 처리에 연계돼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의 입장은 국회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을 수정해서라도 근로시간을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근로기준법 59조에서는 예외적으로 법정근로 시간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특례업종을 따로 지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육상운송업·소매업 등 26개 업종은 노사가 합의할 경우 주 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할 수 있다. 2015년 노사정 합의에서 특례업종을 26개에서 10개로 줄이기로 합의한 적이 있어 관련 논의도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추가 부담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근로시간의 주 52시간 단축 이후 현재 생산량을 유지하려면 기업이 추가로 연간 12조300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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