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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래 생물 차단 시스템 치밀하게 마련해야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8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국내 처음으로 발견된 맹독성 붉은불개미에 대한 공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7일 전문가 합동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9일에는 감만부두 및 배후지역에 대해 정밀 합동조사를 벌였다. 검역 당국은 “붉은불개미는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심신고 사례가 21건 접수되고 많게는 하루 1500여개까지 알을 낳는 여왕개미 시체가 발견되지 않아 불안은 여전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여왕개미가 죽었다고 예단할 수 없다며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남미에 주로 사는 붉은불개미는 강한 독성물질을 지니고 있어 ‘살인개미’로 불린다. 침에 쏘이면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에 상륙한 붉은불개미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100여명에 달한다.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의 하나다.

지구온난화로 국내 기후 환경이 해충 발생에 유리하게 바뀌고 있고 교역물품 다종화,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유입 경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정부는 이런 위험을 인식해 1998년부터 생태계 균형에 교란을 가져오거나 가져올 우려가 있는 외래 생물을 악성 외래종으로 관리하고 있다. 현재 황소개구리 등 동물 6종과 가시박 등 식물 14종이 지정돼 있다. 하지만 생태계 교란 생물에 대한 당국의 관리·감독 체계는 부실하다. 붉은불개미는 수입금지 해충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 식물이 아닌 일반 화물에 묻어 들어올 경우 검역 대상이 아니라 걸러낼 수단이 없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체에 위해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외래 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생태계 교란종과 위해 우려종 생물 지정을 확대하고, 불법 반입과 방사에 대한 사전·사후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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