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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靑 인사 추천·검증시스템 이대론 안 된다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결국 자진 사퇴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투자 의혹이 불거진데 따른 것이다. 본인은 불법적 거래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공직후보자로서의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의 사퇴는 문재인정부 들어서 5번째다. 도대체 비슷한 일들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젠 일이 서투르거나 아직 틀이 잡히지 않은 집권 초기도 아니다. 조금만 더 신경 써서 사실 확인을 했거나, 합리적 의심으로 사실관계와 정황을 짚어보면 거를 수 있었던 사안들이다. 청와대의 인사 추천 및 검증 시스템에 뭔가 단단히 고장 났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한 인사 참사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코드 인사와 부실 검증은 되풀이되는 인사 사고의 원인이다. 코드 인사에 집착하다 보면 우선 인사 대상의 폭이 좁아진다. 정치적 성향, 진영 논리 이외 다른 요소들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편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가 쉽지 않다. 추천 과정도 따져봐야 한다. 문 대통령은 인사추천실명제를 공약했었다. 전 정권들의 인사 사고를 봐 왔기 때문이다. 이 공약은 현재까지는 공약(空約)이 돼 버렸다. 인사추천실명제만으로도 추천이 훨씬 신중해질 것이다. 부실 검증은 이 정권의 능력에 관한 것이다. 검증을 담당하는 공직자들은 장차관급 이상의 후보자에 대해서는 후보자와 그 주변을 샅샅이 살펴볼 의무가 있다. 그만큼 엄중하고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자리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 의무와 책임을 소홀히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집권 초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통령 지시에 이견을 내는 것은 참모의 의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통령의 후보자 지명 과정에서 과연 이런 목소리가 나왔는지 의심스럽다. 그런 반대 목소리가 없는 게 바로 코드 인사다. 청와대의 인사추천·검증 시스템을 이대로 놔둬선 안 된다. 정말 큰일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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