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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득 늘려도 치솟는 물가 방치하면 소용 없다

10만원을 들고 장 보러 나가도 살 게 없다는 한숨이 주부들 사이에서 터져 나온다. 식탁물가가 가파르게 오른 탓이다.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창궐하면서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원에 육박하더니 이례적인 폭염과 호우 피해로 상추, 배추, 무, 대파 등 채소와 과일 가격이 줄줄이 폭등했다. 지난해 하반기 국정공백을 틈타 가공식품 가격도 슬금슬금 올랐다. 휴가철을 맞아 콘도와 호텔 숙박료, 항공료도 10∼20%가량 올라 안 오른 건 월급뿐이라는 자조가 나오고 있다. 가계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2.2% 올라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체감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3.1% 올라 2012년 1월 이후 5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식탁물가와 연결되는 신선식품지수는 신선과실과 신선채소가 각각 20.0%, 10.3% 오르면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3% 상승했다.

문제는 먹거리물가 상승세가 쉽게 잡힐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매달 조사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최근 3개월 연속 올랐다. 밀과 설탕 등을 수입하는 우리나라 물가에 3∼6개월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상청이 9∼10월까지 고온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보한 것도 물가엔 부정적이다. 추석 때까지 물가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 정부는 소득 주도 성장을 내세우고 있다. 가계소득이 늘어도 물가가 지나치게 오르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올해 정부는 3% 성장을 전망했지만 물가가 지난해 1%대에서 이미 2%대로 올라 성장 상승분을 상쇄시키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소득을 늘려줘도 체감 효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가 물가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주요 식품의 수입 확대나 출하조절 등을 통해 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가공식품이나 공산품 가격은 업체들이 인상 요인보다 더 많이 올리지 않도록 물가 감시의 고삐를 죄어야겠다. 업체들 간 가격 담합은 철저히 막아야 한다. 업체들도 소비자들에게 손쉽게 요금을 전가하기에 앞서 원가절감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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