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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프랜차이즈의 왜곡된 생태계 바로잡자

입력 : 2017-07-25 17:13/수정 : 2017-07-26 17:21
토종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성공신화의 주인공 강훈 KH컴퍼니 대표가 25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삶을 마감했다. 2011년 선보인 브랜드 ‘망고식스’ 실패로 기업회생 절차가 시작되자 압박감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그의 죽음은 양적으로는 급속히 성장했지만 질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업계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프랜차이즈업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빠르게 성장한 산업이다. 2016년 기준 매출 150조원, 고용 143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 직간접적으로 고용된 사람이 모두 175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규모다. 그렇지만 이런 성장을 뒷받침할 기업문화 및 법과 제도가 정착하지 못했다. 가맹점주 중에는 퇴직금을 밑천으로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은퇴자가 많았고, 전문성보다는 안정적인 수입을 추구하는 영세업자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다보니 일부 성공한 브랜드에는 희망자가 몰려 가맹본부의 ‘갑질’이 사회문제가 됐다. 이날 구속 기소된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사건은 횡포를 부리는 본사와 시달리는 가맹점주라는 왜곡된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경영 악화로 1년도 안 돼 문을 닫는 실패한 프랜차이즈 본사도 매년 500곳이 넘는다. 심지어 적당한 브랜드를 걸고 가맹점을 모집한 뒤 문을 닫는 ‘먹튀’마저 등장했다. 웬만한 동네 상권은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장악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치열한 경쟁 때문에 가맹점주는 물론 프랜차이즈 본사 모두 살아남기조차 힘든 정글의 생태계가 굳어진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가맹점주를 보호하는 것은 늦었지만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여기저기 흩어진 관련 업무를 한곳으로 통합해 소규모 창업, 유통 혁신, 소비자 신뢰 확보라는 프랜차이즈의 긍정적 기능을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 여태 손을 놓고 있었던 법과 제도 정비를 신속히 이루고 건전한 상생문화가 만들어지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지속된다면 세계적인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토종 브랜드도 곧 자리를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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