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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간기업 동참에 ‘블라인드 채용’ 성패 달렸다

정부는 7월부터 332개 공공기관 전체에서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또 8월부터는 149개 지방 공기업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 방식은 입사지원서에 학력, 사진, 가족관계, 출신지역, 신체조건 등을 기재하지 않음으로써 선발 과정에서의 특혜나 편견 의혹 등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지난 대선 때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당 대선 후보의 공통 공약이었다. 블라인드 채용은 ‘학벌사회’로 상징되는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첫걸음이란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 제도의 성패는 민간기업이 얼마나 호응하느냐에 달렸다. 정부는 민간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입사지원서 및 면접 방식 개선을 위한 교육을 하고 채용 가이드북을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또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마련, 블라인드 채용 규정을 어기는 기업은 과태료 부과 등을 통해 제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규제에 앞서 민간이 따를 수밖에 없는 조처가 선행돼야 한다. 예컨대 기업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개인 정보는 제공케 한다거나 업종 특성이 반영된 이력서를 부분적으로 허용한다든지 등 주도면밀하게 접근해야겠다. 민간이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게 해야지 처벌이 무서워 마지못해 하는 식이라면 성공할 수 없다. 기업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지여인’이라는 젊은이들의 신조어처럼 ‘지방대, 여성, 인문계’는 1차 서류전형의 벽을 결코 넘지 못한다는 자조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해야겠다.

블라인드 채용은 ‘흙수저’ 청년들에게는 분명 기회다. 그러나 명문대학을 졸업했거나 스펙이 뛰어난 젊은이들에게는 역차별로 여겨질 수 있다. 면접 과정에서 인상비평이나 순발력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새 채용 방식이 낳을 여러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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