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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비공 트럼프 “김정은 만날 용의… 그러면 영광”

나흘 전 ‘군사 충돌’ 언급과 대비… 취임 후 첫 대화 내비쳐

입력 : 2017-05-02 17:56/수정 : 2017-05-02 21:30
럭비공 트럼프 “김정은 만날 용의… 그러면 영광” 기사의 사진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여건이 된다면 북한 김정은을 만날 용의가 있고, 만나게 된다면 영광”이라고 말했다. 비록 조건을 달았지만 핵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건 취임 이후 처음이다. 그는 불과 나흘 전만 해도 북한과의 군사충돌 가능성을 제기했었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파트너인 한국에는 (사드와 무역 문제로) 모욕적인 말을 하면서 김정은에게는 아첨을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올바른 여건이 된다면 기꺼이 김정은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를 만난다면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미 현직 대통령 중 북한 지도자를 직접 만난 경우는 없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5년간 어떤 외국 정상도 만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김정은을 만나 ‘햄버거 회담’을 할 수 있다고 한 적이 있지만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 지도자를 만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건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당장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중요한 것은 만남의 여건”이라며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만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북한전문 매체 38노스의 제니 타운 편집장은 “올바른 여건이 북한의 비핵화라면 북한에 기대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은 북·미 간 대화를 촉구하는 중국을 의식한 제스처라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국 외교부도 발언 소식이 전해진 2일 “대화와 협상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의 유일한 실행 가능한 채널”이라고 환영하는 듯한 입장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동시에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미국이 직접 북한과 담판을 지을 수 있다고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현지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번 발언은 군사적 옵션부터 제재와 압박, 그리고 북·미 간 직접 대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는 걸 강조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은을 만난다면 영광’이라고 한 것을 두고 비난 여론도 거세다. 핵·미사일로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사람을 지나치게 치켜세웠다는 지적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의 학살자들에게 아첨하는 단어만 찾는다”고 비난했다. 이에 백악관은 “현실적으로 김정은이 국가수반이어서 외교적 표현을 구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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