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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바른정당 의원들의 한국당行, 이럴 거면 왜 창당했나

입력 : 2017-05-02 17:33/수정 : 2017-05-03 00:24
바른정당 소속 국회의원 13명이 2일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보수 단일화를 통한 정권 창출을 위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5·9 대선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벌어진 이번 일로 인해 선거 구도가 보수와 진보로 재편될지, ‘1강-2중-2약’의 판세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번 집단탈당으로 지난 1월 24일 창당한 바른정당은 98일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의원 수가 19명으로 줄어 국회 원내교섭단체(20석) 지위도 상실하게 됐다. 개혁 보수를 기치로 중도우파 정당을 지향점으로 삼았던 바른정당의 정치 실험도 실패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탈당파는 명분으로 친북좌파의 집권을 막기 위해 보수가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보수후보 단일화를 요구했지만 유승민 후보가 받아들이지 않아 탈당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창당할 당시 내걸었던 가치와 한국당 내부 상황 등으로 볼 때 명분 없는 탈당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바른정당은 국정농단사건에 따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에 책임을 지는 한편 보수의 진정한 가치를 담아내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출범했다. 또 탄핵에 반대하고 보수를 망가뜨린 새누리당과는 절대 함께할 수 없다고 못 박았었다.

그래놓고 당명만 바뀐 채 친박 세력이 여전히 건재한 한국당에 제 발로 걸어가겠다며 이번에는 바른정당을 파멸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만약 유 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면 이들이 탈당을 했을지 묻고 싶다. 결국 본인들의 불투명한 정치적 미래가 탈당의 진짜 이유인 셈이다. 홍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고 보수가 재결집하는 양상을 보이자 한국당으로 배를 갈아타는 게 내년 지방선거와 2020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살 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선출한 후보를 끌어내리려 하고 이게 여의치 않자 당을 박차고 나가는 행위는 어떠한 미사여구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오죽하면 친박계가 무조건 복당은 안 된다고 반발하겠는가. 후보가 완주 의사를 밝히면 존중하는 게 순리다. 이번 탈당은 정치 도의를 떠나 인간적으로도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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