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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좀 세게 밀어주이소”… 유승민, TK 정면돌파

朴 구속 이후 첫 TK행

입력 : 2017-04-02 18:13/수정 : 2017-04-02 21:41
[르포] “좀 세게 밀어주이소”… 유승민, TK 정면돌파 기사의 사진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2일 경북 의성 5일장에서 주민이 팔기 위해 내놓은 강아지를 안아보고 있다. 유 후보는 주말인 1∼2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 지역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뉴시스
“지지할라 카면 좀 세게 하이소.”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주말인 1∼2일 이틀간 보수의 텃밭인 TK(대구·경북) 바닥을 누볐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하루 만에 TK를 찾아 “무너진 보수의 자존심을 세워 달라”고 호소했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면서도 ‘배신자’ 정서가 강한 TK부터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정면돌파 전략이다.

유 후보는 2일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 있는 부친 묘소를 찾았다. 이어 의성 5일장과 상주 중앙시장을 돌며 4·12 국회의원 재선거(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 출마한 바른정당 김진욱 후보 지원 유세를 펼쳤다. 이 지역은 박 전 대통령 정무수석을 지낸 김재원 전 새누리당 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곳이다. 바른정당으로선 창당 후 처음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친박(친박근혜)계 후보와 안방에서 정면승부를 펼치게 됐다. 5월 9일 대선 민심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유 후보는 “이번 선거는 2번(자유한국당)과 4번(바른정당)의 싸움”이라며 “박 전 대통령을 망쳐놓은 2번 후보를 뽑으면 부끄럽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삼삼오오 모여 연설을 듣던 주민들이 ‘유승민’을 연호하자 “이왕 지지할라 카면 좀 세게 하이소”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유 후보는 지나가는 차량 운전자들에게도 손을 흔들고 눈인사를 건넸다. 무테안경이 차가워 보인다는 주변 지적에 안경테도 검은색으로 바꿨다. 김무성 선거대책위원장과 정병국 전 대표,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도 총출동해 유 후보를 지원했다. 주 원내대표는 “갈아엎자 한국당, 씨 뿌리자 바른당”을 외쳤다.

의성 5일장에 나온 주민 김모(69)씨는 ‘유승민이 배신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다. TK도 이제 새 인물을 키울 때가 됐다”고 말했다. 중앙시장에서 만난 윤모(72)씨는 “유 후보도 박 전 대통령이 이 지경이 된 데 책임이 있지만 최소한 뉘우치기라도 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어르신들은 여전히 박 전 대통령에게 무한 애정을 갖고 있어 판세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김모(59)씨는 “유 후보는 당을 깨고 나간 순간 TK에선 끝났다. 안철수는 찍어도 유승민은 못 찍는다는 게 이곳 민심”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전날 시의원, 구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대구 달서구와 수성구 지원 유세에서 “누가 대구의 미래를 책임질 정당인지 결정해 달라”며 대로변에서 큰절을 했다. 오전엔 전남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을 만났다. 유 후보는 2015년 4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때 실종자 9명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정부에 세월호 인양을 촉구했었다.

유 후보는 3일엔 대구 민심의 심장부로 불리는 서문시장을 방문한다. 서문시장은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 때마다 찾아 힘을 받아갔던 곳이다. 유 후보는 기자들에게 “대구시민들이 국가가 어려울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분명한 판단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구·상주·의성=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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