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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애인도 신나게 일할 수 있어야 건강한 사회다

“저임금, 체불, 해고 위협에 일상적으로 노출돼… 정부·기업 인식 제고 및 적극적 개선 의지 보여야”

장애인 노동자의 근로여건이 극도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노동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국민일보 보도(2월 7일자 1·3면)를 통해 재확인되면서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보도에 따르면 장애인 임금근로자의 대부분은 최저임금을 받거나 이에 미치지 않는 대우를 받았다. 월 평균 30만∼50만원의 급여를 받는 경우가 다수였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장애인의 업무능력이 떨어진다고 인정되면 고용노동부의 인가를 받아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고용부에 신청한 업체의 90% 이상은 최저임금 미적용 허가를 받았다. 이들은 고용 안정성도 크게 위협받았다.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분석 결과 지난해 전체 상담 426건 중 부당해고와 임금체불, 퇴직금 관련 내용이 52%였다. 저임금은 물론이고 체불과 해고가 일상적이었다. 이러다보니 취업을 포기하는 장애인이 늘고 이는 가족의 부담과 함께 사회적 비용이 되고 있다.

괜찮은 일자리로 꼽히는 정부기관과 대기업의 문턱은 너무 높다. 공공기관의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은 2013년 2.63%, 2014년 2.65%, 2015년 2.8%로 지난 3년 내내 법정 의무고용 기준 3%에 미달됐다. 작년 9월 말 현재 30대 대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 위반율은 78.3%였다. 의무고용 기준을 맞추느니 고용부담금을 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팽배하다.

차별과 착취의 이중고에 시달리는 장애인 노동자의 현실을 당장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어렵다. 이는 장애인의 일이 공동체에 끼치는 순기능에 대한 인식 제고와 함께 정부와 기업, 종교단체 등 사회 전반의 적극적 동참이 동시에 요구되는 사안이다.

이런 현실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정부의 자세 변화다. 공기업에 대한 경영평가 과정에서 장애인 의무고용 항목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를 공기업 기관장 인사에도 반영해야겠다. 정부가 법을 준수하지 않으면서 민간에 따를 것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장애인 대상 개방형 공무원 임용을 늘리는 등 장애인 공무원 할당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 기업들은 장애인 고용을 법에서 정한 의무로만 여겨서는 안 되겠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간주하는 것이 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종교기관의 역할도 기대된다. 대형 교회 등을 중심으로 이미 장애인 취업에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다른 종교단체 등에서도 이를 활용하는 것이 종교의 가치인 공동선을 이루는 길이 될 것이다.

일자리 문제는 비장애인들에게도 뚫기 어려운 최대의 난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노동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최소 수혜자인 이들에 대한 배려가 결국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한 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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