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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연정, 국가 운영의 틀로 접근할 필요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제안한 대연정론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안 지사는 지난 2일 당의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국가 운영에서 노무현정부가 실패한 대연정, 헌법의 가치를 실천할 것”이라며 집권 시 대연정 공약을 내놨다. 특히 새누리당도 대연정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에서는 새로운 정치실험이 될 수 있다며 환영 목소리가 나왔지만,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새누리당 또는 바른정당과의 대연정은 찬성하기 어렵다”고 즉각 반박했다. 같은 당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발 더 나아가 “청산 대상과 함께 정권을 운영할 수 없다”면서 안 지사의 제안 철회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야당 주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대연정과 관련된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지지율 하락과 재보선 참패 등으로 국정 동력이 떨어진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7월 한나라당을 향해 대연정을 전격 제안했다. 그러나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거절했고 노 대통령 진영은 분열됐다.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이 대연정에 비판적 입장을 취한 것도 진보 성향 지지층을 염두에 뒀다고 볼 수 있다. 안 지사도 지지자들로부터 어떻게 새누리당과 손을 잡을 수 있다고 하느냐는 항의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안 지사의 대연정 제안을 정파적이고 선거 전략으로만 간주할 사안인지는 신중하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제안할 당시 국회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양당 체제였다. 현재는 원내 4당으로 나뉘어 있는 데다 조기 대선이 이뤄질 경우 다당 구도는 한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누가 집권하더라도 여소야대를 피할 수 없으며 야당들의 협조 없이는 법안 하나도 국회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것이다.

당선이 목표인 대통령 후보라면 대연정 문제를 지지층으로만 국한시키지 말고 국가 운영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소추를 겪은 마당에 차기 대통령이 집권 초기에 의회의 협조마저 받지 못한다면 우리는 더 큰 국가적 위기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안 지사가 제안한 형식이 꼭 아니더라도 대선 주자들은 여야 간 협치 모델을 지금부터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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