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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종의 환자 샤우팅] 대선 주자들이여! 환자가 원하는 정책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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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탄핵 심판대 위에 일국의 대통령을 올려놓았다.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고 있고, 특별검사 수사까지 진행되고 있다. 촛불집회를 계기로 보수와 진보로 양분된 국민들의 이념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정치권은 보수 성향의 새누리당이 자칭 전통보수와 탈당파인 바른정당의 개혁보수로 분당해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지난 4년 동안 추진된 상당수의 정책들이 현재 중단되거나 차기정부로 미뤄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운명은 그야말로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풍전등화(風前燈火) 상태다. 이런 가운데 헌법재판소는 3월13일 이전에 탄핵심판 결정을 하기 위해 심리에 속도를 내고 있고, 4월 말 대선이 현실화되고 있다. 4월 말 이른 대선이 치러지면 졸속 정책공약이 남발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지난 대선 때까지 환자 관련 정책공약은 장애인, 여성, 노인, 어린이 대상의 공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선 후보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다양한 영역의 많은 정책공약을 만들어야 하는 후보 입장에서는 이번 대선에서도 짧은 선거 준비기간 때문에 환자가 원하는 보건의료 정책공약을 자칫 소홀히 다루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래서 환자단체에서 먼저 환자가 원하는 보건의료정책들을 제시해 보겠다.

첫째, 생명과 직결되고 의학적 근거가 있는 비급여 신약이나 신의료기술 의료비를 신속히 건강보험 급여화 하고, 건강보험 적용되는 의료비는 연간 100만원 이상 환자가 부담하지 않도록 해 모든 국민이 민간보험 없이 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의료비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의료비 지출이 가계 총지출의 10∼40% 수준을 넘는 재난적 의료비 부담 때문에 생명을 포기하거나 가계가 파탄나는 의료극빈자(Medical Poor)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복금기금, 건강증진기금, 건강보험 재정, 제약사 사회공헌기금 등 다양한 재원으로 저소득층 의료비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저소득층 가정의 가장이나 독거세대 또는 독거노인이 중증질환으로 투병을 시작하면 퇴사, 휴직, 폐업, 휴업 등의 이유로 장기간 소득활동이 불가능해져 생계가 위협받기 때문에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일정기간 동안 건강보험 재정에서 상병수당을 제공해 질병과 빈곤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넷째, 전국에 장애인, 여성, 청소년, 노인 등에게 특화된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많은 복지관, 센터 등이 설립돼 운영되고 있지만 투병정보제공서비스, 사회복지지원서비스, 정서적지지서비스, 사회복귀지원서비스 등 환자에게 특화된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관, 센터 등은 전국 어디에도 없다. 따라서 환자의 투병, 사회복지, 정서적 지지, 사회복귀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환자투병지원센터’를 운영해야 한다. 다섯째, 환자가 권리 침해를 당하거나 의료서비스 이용 시 불만, 불편 등을 겪었을 때 이들의 고충을 청취하고, 민원을 상담하고, 적절한 피해구제 방법과 기관을 원스톱으로 안내하고, 다빈도 의료민원을 모니터링해 재발을 방지하는 환자권리센터를 운영해야 합니다.

여섯째, 지역사회 주민들은 동네의원 의사들이 질병 치료를 넘어 사전 예방하고, 고혈압·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정서적 스트레스·식습관·운동·수면·건강식품 등의 종합적 건강 상담까지 해주기를 원하고 있고, 인격적 진료와 환자 눈높이에 맞춘 커뮤니케이션 기술까지 요구하고 있다. 동네의원 의사는 당연히 이러한 Navigator(안내자) 역할을 하는 일차의료 전문가가 돼야 한다. 일곱째, 정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정보, 의료기관평가인증원 평가정보, 대법원·의료분쟁조정중재원·소비자원·의협공제회 등의 의료분쟁 통계정보, 의료인 성범죄 정보, 의료인 관련 기본정보 등 의료기관 및 의료인 선택에 필요한 객관적인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안기종(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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