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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중·러 갈등… 격변하는 세계질서에 기민한 대처를

중국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이끄는 항모 전단이 지난 23일 서해에서 대규모 실전 훈련을 벌였다. 중국이 서해에서 항모 전단 훈련을 벌인 것은 처음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경쟁적으로 핵전력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북한이 내년에 핵실험을 하겠다는 공문을 재외공관에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각종 외교적 악재들이 한반도를 덮치는 형국이다. 국내적으론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된 상태여서 우리 외교는 내우외환의 난국을 돌파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중국 랴오닝함의 훈련은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한반도 배치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겨냥한 무력시위 성격도 담겨 있다. 랴오닝함 항모 전단이 훈련한 칭다오 앞바다는 평택 해군기지에서 불과 400∼500㎞ 떨어졌다. 랴오닝함 항모 전단의 작전 반경은 최대 1000㎞에 이른다. 유사시 한반도 전역이 작전 반경에 들어간다는 의미다.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더욱 심각하다. 측근들이 나서 이들의 발언을 뒤집긴 했지만 강한 국가를 추구하는 두 지도자의 성향상 핵 경쟁은 언제든 부활할 수 있다. 중국까지 가세하면 글로벌 핵무기 경쟁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핵무기 경쟁은 북한에 핵무기를 개발할 명분을 줄 수 있는 악재다. 김정은 정권은 내년 각종 기념일을 전후해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미·중·러 3국 체제로 세계질서가 바뀌면서 우리는 더욱 더 힘든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우리 외교 당국은 정상외교 공백을 극복하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형태의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기존 외교라인 시스템을 풀가동해 정상 외교 공백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이 확정되기 전에 우리 입장을 명확히 알리는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6자회담의 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경협 등을 통해 북핵 문제 해법을 모색하는 등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풀어나가는 방안도 고려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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