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박영수 특검팀, 막중한 책임감 갖고 수사에 임하라

“수사 개시 첫날부터 ‘광폭·광속’ 행보로 존재감 알린 특검…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 내놓아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0일간의 담금질을 끝내고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21일 현판식을 갖고 수사 개시를 선언한 것이다. 박영수 특검은 현판식에서 “국민의 뜻을 잘 읽고,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한쪽에 치우침 없이 올바른 수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국민적 여망을 안고 출발하는 특검은 이날부터 70일 동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과 제기된 각종 의혹 등 광범위한 분야의 수사를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현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을 앞두고 국정농단을 주도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주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헌법과 법률을 하나도 어기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최순실씨는 지난 19일 첫 재판에서 “박 대통령과 공모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국정농단이라는 사실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관련자 모두 발뺌하고 있는 것이다. 특검 수사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이제 특검이 사건의 실체를 투명하게 가려내는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직시한 듯 특검은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착수하는 등 첫날부터 ‘광폭·광속’ 행보를 보였다. 첫 타깃으로 삼성그룹을 정조준했다. 압수수색한 곳은 국민연금관리공단, 보건복지부 등 10여곳이다.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을 승인해 뇌물 거래를 매개했다는 의혹의 핵심에 있는 정부기관을 상대로 박 대통령과 삼성그룹 사이의 연결고리를 파헤치겠다는 뜻이다. 사상 유례 없는 현직 대통령 수사를 앞두고 성역 없는 수사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기도 하다.

특검 수사의 종착지는 박 대통령이다. 특검은 삼성뿐 아니라 대기업 총수들을 소환해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규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검찰이 실패한 박 대통령 직접 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을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권남용 등도 특검이 들여다봐야 할 핵심 사항이다.

특검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다. 탄핵심판 절차가 별개라 하더라도 박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 결정 여부는 특검 수사 결과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 결과를 전부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수사 인력이 역대 최대 규모라고는 하지만 국정조사 청문회 등을 통해 비리 의혹도 늘어나고 있다.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박 특검이 천명했듯 국민의 뜻을 잘 읽고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수사에 임해주길 바란다. 그래야 ‘국민의 특검’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