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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단탈당 선언한 비박, 개혁적 보수 중심돼야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34명이 오는 27일 탈당하기로 결의했다. 보수 정당 역사상 첫 분당 사태가 현실화된 것이다. 비박계는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20명을 훌쩍 넘는 결집력을 과시하며 심상치 않은 파괴력도 예고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할 예정인 내년 1월을 전후해 충청권 의원 중심으로 추가 탈당이 실행되면 의원 38명을 보유한 국민의당을 제치고 제3당 위치까지 넘볼 수 있게 된다. 보수층 재편을 넘어 대선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보수 정치의 위기인 동시에 기회인 셈이다.

비박계 의원들의 집단 탈당은 예고된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보수 정치의 중심을 자처해온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과 독선을 견제하기는커녕 한줌의 권력을 공유하기에 급급했다. 주류인 새누리당 친박계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 방패막이를 자임했다. 반대 세력에겐 배신자 딱지를 붙여 무차별 공격했다. 대혁신은 제쳐두고 계파 생존을 위한 얕은 수만 구사했다. 책임지는 친박계 인사는 단 한명도 없었다. 수많은 지지층이 보수 가치가 훼손된 새누리당에 등을 돌렸다. 비박계가 내부 개혁이 불가능해진 새누리당을 떠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허허벌판으로 나가는 비박계의 책무는 명확하다. 건전한 보수세력을 끌어모아 친박계가 훼손한 보수 가치를 되살리는 작업이다. 개혁과 혁신으로 무장된 새로운 보수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영남 지역주의와 안보관에 기댄 기존 보수 세력과 다른 새로운 가치를 내세워야 한다. 건전한 보수 가치에 동의하는 대선 주자 및 정당과 손을 잡는데 주저해선 안 된다. 비박계가 내부 세력의 대선 유불리만 따지며 외부 인사 영입에 소홀히 한다면 기존 정당과 뭐가 다르겠는가.

비박계 앞에는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이 깔려 있다. 보수 정당에서 탈당해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보수 정당의 분열은 곧 패배’라는 학습효과는 비박계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당을 뛰쳐나가서도 여전히 몸을 사리는 ‘웰빙 비박계’가 되어선 안 된다. 이제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말고 미래세대에 떳떳한 보수 정치를 실현해야만 떠나간 보수층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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