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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헌법·법률 아무 것도 어기지 않았다는 박 대통령

“답변서 내용 대통령의 책임·의무와는 거리 멀어… 헌재 출석하고 특검 대면조사에서 해명해보라”

국회의 탄핵소추에 대한 반박 입장을 담은 박근혜 대통령의 답변서가 전격 공개됐다. 지난주 헌법재판소에 제출된 답변서를 받은 국회가 18일 탄핵심판소추위원단·대리인단 첫 회의를 연 뒤 공개를 결정한 것이다. 탄핵 사유로 제시된 국민주권주의 등 헌법 위반 5건과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등 법률 위반 8건을 모두 부정했다. 박 대통령을 최순실씨 등의 공범으로 규정한 검찰 수사 결과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24쪽 분량의 답변서는 서론-탄핵소추 절차의 문제점-탄핵소추 사유에 대한 답변-결론으로 구성돼 있다. 국회에서 가결된 탄핵소추안과 관련, “최순실 등이 국정 및 고위 공직 인사에 광범위하게 관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입증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최씨의 국정농단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 목적이 정당했고 이 재단을 통해 각종 비위를 지시하거나 적극 방조한 사실이 없다는 논리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3차 대국민 담화에서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 믿고 추진했던 일”이라고 밝힌 데 비추어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박 대통령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라고 국민이 위임해준 권력을 아무런 자격도 없는 최순실 일가의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했다.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파괴하고 민주주의의 기본적 질서를 무시한 셈이다. 박 대통령과 최씨의 국정농단 실태는 국회 청문회에서도 입증됐다. 차은택씨는 “최씨가 박 대통령과 동급이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이러고도 최씨 등의 국정농단이 사실이 아니라고 강변한 것은 후안무치(厚顔無恥)의 전형이다.

100만 촛불집회로 국민의 탄핵 의사가 분명해졌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런 사유로 이루어진 탄핵소추는 헌법상 권력구조의 본질을 훼손하는 위헌적 처사”라고까지 했다. 촛불민심에 대한 박 대통령의 그릇된 현실인식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세월호 사고에 대해서는 당시 청와대에서 정상 근무했고 구조에 최선을 다하도록 지시했다고 강변했다. 헌재의 심리 자료 확보에도 제동을 걸고 나선 박 대통령 측은 답변서 결론을 “뇌물죄 등은 최순실 등에 대한 1심 형사재판 절차에서 충분한 심리를 거친 뒤 결정돼야 한다”고 맺었다. 최대한 시간을 끌어보겠다는 의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답변서 요지를 보면 결국 국민이 분노하는 헌정질서 유린 등에 대해 박 대통령은 여전히 잘못도 모르고, 책임도 못 느끼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어이없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은 헌재 심리 과정에서 직접 출석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향후 진행될 특검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길 바란다. 헌재도 대통령과 국회의 주장·논거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공정한 심판으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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