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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친박 의원과 최순실 측 ‘청문회 위증 모의’는 또 뭔가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의 청문회를 앞두고 새누리당 의원과 최순실씨 측 증인이 사전에 질문과 답변을 모의했다는 의혹은 제기된 것만으로도 충격적이다. 박근혜정권 비선실세로 4년 가까이 국정을 쥐락펴락한 최씨가 구속된 이후에도 청문회마저 농락하려 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최씨와 동업관계였던 고영태씨는 지난 13일 한 월간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이 새누리당의 한 의원과 사전에 입을 맞추고 4차 청문회에서 위증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씨는 새누리당 의원이 박 전 과장에게 “최씨와 일하며 태블릿PC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 “고씨가 들고 다니는 것을 봤다. 태블릿PC 충전기를 구해 오라고도 했다”고 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이틀 뒤인 15일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친박계인 이만희 의원이 태블릿PC를 본 적 있느냐고 묻자 박 전 과장은 “고씨가 평소에 태블릿PC를 사용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하는 등 유사한 질의응답이 있었다.

이 태블릿PC에는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 등 공무상 비밀자료를 받아보며 국정을 농단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파일이 담겨 있다. 따라서 누가 소유했고 사용했는지는 이번 사태에서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고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친박계 의원과 최씨 측 증인이 이를 감추기 위해 청문회 위증을 모의한 것이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청문회 이틀 전 최씨의 개인 회사인 더블루케이 전 직원 2명이 찾아와 제보를 했고, 이를 토대로 질의를 한 것뿐이며, 박 전 과장에게 위증을 교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의혹은 국정농단 사건 은폐와 함께 국회의 권능까지 무력화시키려 했다는 점에서 진상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일단 22일 5차 청문회에서 3자 대면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의원은 청문위원이고 고씨가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에서 박 전 과장에 대해 특위가 증인으로 부를 방침이다. 이 자리에서 위증 모의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수 있다. 그러나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의혹이 풀리지 않는다면 특검이 나설 수밖에 없다. 수사 결과 거짓말을 한 사람에겐 합당한 죄를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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