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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멍 뚫린 대통령 공식 의료체계

김상만 전 녹십자에이드 원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조특위’ 3차 청문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단독 진료한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주치의 및 의무실장 배석 없이 두세 번 태반주사를 직접 놓았다고 밝혔다. 일부 시술은 2013년 7월 자문의가 되기 전이라고 했다. 최순실씨의 단골 의사로 알려진 김영재 원장은 주치의도 자문의도 아니었지만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을 진료했다고 인정했다. 김영재 원장은 2014년 2월에는 밤에도 청와대에 들어갔다고 한다. 공식 의료 시스템이 존재하는데도 청와대에서 민간 시술이 아무런 제약 없이 버젓이 시행된 것이다.

김상만 전 원장은 또 자신이 근무했던 차움의원에서 2013년 9월 박 대통령의 혈액 검사가 이뤄진 사실도 인정했다. 최씨의 이름을 빌린 대리 혈액 검사였다.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2급 국가기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혈액 검사는 국군병원이나 청와대 의무실이 지정한 특정 대학병원에서만 이뤄진다. 혈액 검사가 외부에서 이뤄졌는데도 청와대 의료 시스템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대통령 혈액 정보가 담긴 국가기밀이 이렇게 허술하게 새나갔다는 게 말이 되는 것인가.

민간 시술이 가능했던 것은 알려진 대로 그들이 ‘보안 손님’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신분증 확인 없이 행정관의 차를 타고 청와대를 출입했다. 경호실의 협조가 필수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국조특위의 경호실 현장조사를 거부했다. 국가보안시설 가급으로 지정돼 있고, 현장조사가 이뤄지면 경비 시스템 등 기밀사항 노출이 불가피하다고 거부 이유를 내세웠다. 진실을 바라는 민심을 전혀 읽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청문회에서도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진실을 알고 있을 관련자들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점이 주 요인이다. 이제라도 박 대통령이 그날 무엇을 했는지 직접 소상히 밝히길 모든 국민은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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