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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황교안 대행과 야당, 지금이 샅바싸움 할 때인가

“黃 대행은 국회 출석해 국정 방향 설명하고, 야당은 행정부 존중해야… 만나서 대화부터 시작하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야당이 연일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야·정 협의체를 하느냐 마느냐,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하느냐 마느냐 등을 놓고 신경전이 한창이다. 그러나 지금이 누가 더 센지 겨룰 때인가. 결코 아니다. 최순실 사태로 국정이 사실상 마비된 지 두 달이 됐고, 결국 대통령이 탄핵돼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경제가 위기를 넘어 침몰해가는 마당에 주도권을 다툴 여유가 있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이러다가 국민들에게서 “내가 이러려고 촛불을 들었나”란 말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신경전의 사안은 하나같이 다툼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황 권한대행은 당연히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야 한다.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엄중한 책무를 맡았다. 그것도 수백만명이 거리로 나와 주권 회복을 외친 끝에 그렇게 됐다. 국민에게 국정을 어떻게 운영하겠다고 설명하는 것은 일종의 의무이고, 국회에서 부르지 않는다면 자청해야 할 일이다. 권한대행이 출석한 전례가 없다는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다. 과거 대통령 권한대행이 몇 번이나 있었다고 전례를 찾는가. 황 권한대행은 낮은 자세로 국회와 국민을 대해야 한다. 그래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박근혜정부 4년간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내 이 정부의 실패에 책임이 가볍지 않다. 이 시대의 바람직한 대통령 권한대행의 모습을 더 고민해야 한다.

야당은 황 권한대행의 ‘군기’를 잡으려 한다는 인상을 줬다. 정당 대표들과 회동하자고 제안하면서 “국회와의 협의 없이는 최소한의 일상 업무만 하라”는 식의 주문을 했다. 협치는 상대방을 인정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말로는 황교안 체제를 인정한다면서 이런 모습을 보이면 어떻게 터놓고 대화하는 협력의 장이 마련될 수 있겠나. 야당이 기댈 곳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황 권한대행은 우호적인 보수 진영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다시 진영 논리가 끼어들고 사안마다 충돌하는 갈등의 정치가 재현될 것이다. 그러기에는 경제와 안보의 현실이 너무 급박하다.

탄핵 정국의 여·야·정 협치는 아직 가능성이 있다. 바둑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첫 돌을 어디에 둘지 양측이 고심하는 중일 거라 믿는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두지 않으려면 만나서 대화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황 권한대행이 14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찾아간 것은 그래서 환영한다. 정 의장에게 말한 것처럼 국회와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해야 국정이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여·야·정 협의체는 반드시 꾸려야 한다. 여당의 내홍이 장애가 된다면 야당과 먼저 대화를 시작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 지금 황 권한대행에겐 정치적 동력이 필요하고 야당은 정책을 실행할 법적 권한이 필요하다. 서로 협력하지 않고는 국정을 끌어갈 수 없는 보완재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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