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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300조 가계부채 관리 시급하다

가계 빚이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빚으로 대학생활을 시작한 20대 청년들은 취업 후에도 학자금 갚기에 허리가 휘어지고, 가정을 꾸린 다음에는 내 집 마련과 자녀 교육에 또다시 빚의 멍에를 진다. ‘2016년 대한민국 빚 보고서’(국민일보 12월 14일자 보도)는 이처럼 우리 사회가 빚에 짓눌려 있고, 이를 방치할 경우 나라 자체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대한민국에서 빚 없이 살아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물론 빚은 엄밀히 말하면 개인문제다. 상환 능력을 감안해서 빌려야 옳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런 상식이 통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는 데 적게는 수천 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의 돈이 든다. 중·고교 때 들어가는 각종 교육비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더욱이 빚 없이 내 집 마련은커녕 전셋값마저 감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공부를 많이 할수록 빚이 늘어나는 것은 개인 잘못이라기보다 사회 시스템의 문제다. 큰 빚을 얻어 대학을 졸업했지만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고, 그나마 취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빚 갚는 데 번 돈의 대부분이 들어간다면 이는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다. 가정을 꾸린 후에도 우리는 내 집 마련과 자녀 교육비 때문에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상당수 가계는 빚을 갚기 위해 빚을 얻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295조8000억원이다. 현재 기준으로 하면 이미 1300조원을 넘었을 가능성이 높다. 가계 빚의 대부분은 잘못된 주택정책과 신용카드 정책에서 기인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잘못이 없지 않다. 정부는 부동산의 경기파급 효과를 감안해 걸핏하면 부동산 정책을 경기부양에 동원했다. 신용카드 정책도 빚에 무감각하게 만들었다. 정부가 가계부채의 원죄를 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경제의 기본은 가계경제다. 가계가 빚에 허덕이면 사회 시스템이 망가지고, 국가가 위기에 직면한다. 정부가 가계부채 문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지금까지의 금융 규제만으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을 통제하기 힘들다. 또한 부동산을 경기부양책으로 동원해서는 안 된다. 국가경제 운영 시스템 차원에서 가계 빚 관리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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