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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일호, 강력한 리더십으로 경제 살려야

“적극적으로 재정집행하고 구조조정과 노동개혁 서두를 때… 야권은 초당적 협력으로 힘 실어줘야”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정치권으로부터 재신임을 받았다. 40일간 임종룡 경제부총리 내정자와의 ‘어정쩡한 동거’를 끝내고 경제 컨트롤타워가 분명해진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유 부총리를 선택한 것은 최선이 아닌 궁여지책이다. 작금의 위기를 생각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수장이 필요하다. 유 부총리는 그런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우리 경제는 지금 백척간두의 위기에 놓여 있다. 생산 소비 투자 수출 등 경제지표 곳곳에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2년째 2%대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고 있고 내년에는 1%대 하락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6%와 2.4%로 전망했다. 외환위기를 예언했던 노무라증권은 1.5%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성장률이 1% 포인트 낮아지면 일자리 10만개가 사라진다. 경제가 나빠지면 가장 고통 받는 계층은 서민들이다.

설상가상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박 대통령 탄핵은 대외신인도를 실추시키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지난달 주식시장에서 1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6개월 만에 ‘셀(Sell) 코리아’로 돌아선 것은 심상치 않은 조짐이다. 당장 15일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게 분명하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1300조원의 가계부채 폭탄을 안고 있는 우리에게 독약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는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경제에 새로운 시험대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위기를 헤쳐나가려면 강공법이 필요하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큰 혼란이 없었던 것은 ‘행정의 달인’ 고건 총리와 함께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역할이 컸다. 이 부총리는 탄핵안이 가결되자 “책임지고 경제를 챙기겠다”며 금융기관장들에게 협조를 당부하고 국제 신용평가사, 해외 기관투자가 등에게 협조 이메일을 보냈다. 유 부총리는 지금까지의 ‘우유부단한 학자 유일호’는 버리고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야 한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적극적 재정 집행을 통해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지지부진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노동 개혁도 서둘러야 한다.

여야 정치권은 초당적 협력을 통해 유일호 경제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의원총회에서 “임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준을 진행하면 경제위기에 대한 책임도 분담하게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어이가 없다. 지금은 여야가 당리당략을 떠나 경제와 민생 안정에 매진해야 할 때다. 제2의 환란 주범이 될지, 구원투수가 될지 역사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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