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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와대는 국민을 언제까지 속일 것인가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검문을 받지 않고 청와대에 수시 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씨의 청와대 출입 의혹은 이전에도 제기됐다. 하지만 청와대는 줄곧 부인해 왔다. 1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2013년 박근혜정부 출범 초부터 최근까지 이영선 청와대 부속실 행정관이 운전하는 차량의 뒷좌석에 앉아 검문·검색을 받지 않은 채 청와대 정문을 통과해 경내에 드나들었다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청와대가 국민을 또다시 속인 꼴이 된다.

이 보도는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 증언을 인용했다. 최씨가 출입했던 곳은 일반 방문객이 드나드는 문이 아닌 정문이다. 정문은 국무회의 때 장관급 이상이 출입하는 통로로, 장관의 경우에도 출입증을 보이고 얼굴 대조를 거쳐야 통과할 수 있다. 그런 곳을 최씨는 출입증도 없이 프리패스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 출범 초기 정문을 지키는 101경비단 소속 경찰들과 마찰을 빚었고, 그 결과 2014년 초 경호 책임자들이 좌천을 당했다고 한다.

최씨 출입 의혹에 대해 청와대는 지난달 “본 일도 들은 일도 없다”(이원종 비서실장),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김재원 정무수석)고 일축했다. 그러다 구체적 정황이 담긴 이번 보도가 나가자 “검찰의 수사 대상”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진실을 밝히려면 청와대는 출입 기록 등을 검찰에 제출해야 한다. 검찰도 청와대 정문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를 분석하고 전·현직 경호실 책임자들을 조사해야 한다.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지난해 초 대통령 부인을 보좌하는 제2부속실이 폐지되기 전까지 소속 직원들이 최씨를 ‘퍼스트레이디’처럼 보좌했고, 2부속실이 1부속실에 흡수된 뒤에도 그 기능은 여전히 유지돼 왔다는 의혹도 규명돼야 한다. 정권 초기 청와대 본관에 반입된 고급 침대 3개는 누가 사용했는지도 밝혀져야 한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상식적 행태가 이 정권에서 횡행했다니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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