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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병우·최순실 정국, 대통령과 여당이 풀 순 없는가

20대 정기국회의 첫 예산안 심사가 이번 주 시작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에서 2017년도 예산안과 관련된 시정연설을 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포함한 각 상임위도 심의에 들어간다. 내년도 나라살림을 짜고 이를 뒷받침할 법률안을 다룬다는 점에서 정부와 여야 간 건강한 견제와 협력이 절실한 시기지만 전망은 암울하다.

중심에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와 대통령의 비선실세 의심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 건이 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의 최후통첩에도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 끝내 불출석한 우 수석에 대해선 검찰 고발이 쟁점이다. 청와대와 여당 내 친박이 반발하고 있어 충돌이 불가피하다.

최씨 논란은 예산국회의 직접적 타깃이 됐다. 민주당은 ‘비선실세 국정농단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과 K-Meal(케이밀)을 비롯해 농식품부가 주관하는 농업국제협력사업, 보건복지부의 개도국개발협력사업 등이다. 역시 정부·여당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여당은 ‘송민순 회고록’을 계속 쟁점화할 태세다.

이런 대치상황에서 국회에 오는 대통령 입에 국민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의 예산안 제출에 맞춘 국정운영 방침을 설명하는 자리인 만큼 대통령이 정치 현안을 언급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지난 20일 미르·K스포츠재단 문제를 처음 언급하면서 두 재단의 홍보성 치적에 긴 시간을 할애했던 것처럼 대통령이 ‘비상시국이니 야당이 전폭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사태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누차 지적했듯이 국정의 최종 책임은 청와대와 여당에 있다. 작금의 ‘우병우·최순실’ 문제는 어제오늘 발생한 게 아니다. 그러나 현 정권은 의혹이 제기되면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마지못해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고, 또 시간을 흘려보내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야당은 물론 다수 국민이 합리적 의심을 품고 있는 사안이라면 적극 수사를 벌여 어떤 식으로든 매듭을 지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 국정이 장기간 표류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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