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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전략무기 배치 놓고 이견 보여서야

우리 국민은 한·미 국방장관회담 결과를 놓고 큰 혼선을 빚었다. 주요 언론들이 시차를 두고 전혀 다른 내용을 보도했기 때문이다. 먼저 언론들은 양국 국방장관이 20일 제48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를 열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미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상시·순환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전략무기를 구체적으로 거론했고 합의안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국방부 당국자가 SCM을 앞두고 합의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 데 따른 것이다. 도발을 일삼는 북한 김정은을 강하게 압박하는 카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졌다.

그러나 양국 장관이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전략무기 상시·순환배치’라는 표현이 들어 있지 않았다. 양국 장관은 “북한이 동맹의 결의에 대한 의구심을 갖지 못하도록 확장억제 능력을 더욱더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 방안들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을 뿐이다. 한국은 전략무기 상시·순환배치를 강력히 요구한 반면 미국은 핵무기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과 운용의 유연성을 강조하면서 ‘수시 전개’를 주장했다. 미국은 전략무기의 전진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과 러시아 입장도 고려했을 것이다.

미국의 핵무기 운용과 관련해 양국이 엇박자를 낸 것은 분명하다. 합의하지 않은 내용을 마치 합의할 것처럼 사전 설명한 국방부 당국자의 책임이 크다.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임시 전개에 대한 국민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한국은 고강도 카드를 밀어붙였을 것이다. 그 심정을 이해할 순 있다. 하지만 협상에는 파트너가 있기 마련이다. 협상이 끝나기 전에 희망 섞인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 한·미 공동 관심사를 충족시키면서 우리 국익을 극대화하려는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 양국은 신설될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통해 추가 조치들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바란다. 김정은이 오판하지 않도록 양국 관계를 공고히 하는데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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