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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스크린도어 사망… 이번에는 대책 제대로 세워라

서울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사고로 또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19일 오전 7시18분쯤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방화 방향으로 운행되던 전동차에서 내리던 30대 승객이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전동차가 출발하자 승객은 충격으로 승강장으로 튕겨져나왔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쯤 후 사망했다. 스크린도어 관련 사망 사고는 올 들어서만 세 번째다. 특히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스크린도어 정비 용역업체 직원 김모(19)군의 구의역 사망 사고가 일어난 지 다섯 달도 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 충격이 더 크다. 서울시는 당시 민관 합동으로 ‘사고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지만 이번 사고를 막지 못했다. 구의역 대책이 주로 안전업무 외주화 방지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불과 몇 개월 만에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가 재발됐다는 것은 어떤 설명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이번 사고 역시 우리 사회에 만연된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경찰과 지하철 5호선 운영 주체인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이날 밝힌 1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승객이 끼였을 경우 반응해야 하는 전동차와 스크린도어의 센서가 작동되지 않았다. 더욱이 사고 전날에도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가 고장났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비 소홀 논란이 불거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기관사가 승객이 낀 사실을 객차 내 인터폰을 통해 신고받고도 안전을 재확인하지 않고 출발한 점도 규명해야 할 사안이다.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지하철 사고의 이면에는 비용 문제가 있다.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합당한 비용이 따르게 마련이다. 4조60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는 서울지하철은 부실한 재무구조 위에서 달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마당에 안전 중심의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수송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요금을 조정하는 방안 등 다각적인 해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고 직후 현장을 찾아 “여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대책만 마련하고 있을 것인가. 이제는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줄 때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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