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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도제한장치 조작, 단속 확대하고 처벌 강화해야

대형차의 속도제한장치를 불법으로 조작한 업자와 운전기사 3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8일 자동차 공업사 대표 4명과 운전기사 26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말했다. 업자들은 2012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화물차 19대와 관광·전세버스 7대에 장착된 속도제한장치를 ‘무장해제’해주는 조건으로 대당 15만∼25만원을 받았다. 업자들이 속도제한장치 해제 기기를 차량 전자제어장치에 연결해주면 관광버스와 화물차 운전기사는 각각 제한 최고 속도 100㎞와 90㎞를 초과해 과속할 수 있다.

업자들은 ‘엔진 출력 증강’ 등이 적힌 명함을 고속도로 휴게소나 공단 부근 차고지에 뿌리고 기사들을 유인했다. 공공장소에 명함을 배포하고 대형차를 달리는 시한폭탄으로 개조해주겠다고 알린 것이다. 다른 지역 경찰도 주의를 기울이고 단속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적발할 수 있는 불법 행위다. 정부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이런저런 대책을 발표해 왔다. 지난 7월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입구에서 5중 추돌사고가 났을 때는 운전기사가 4시간 운전하면 최소 30분간 휴식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지난 13일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언양분기점 부근에서 관광버스 화재 참사가 발생하자 버스 천장과 바닥에 비상해치를 설치하도록 하고 비상망치와 소화기 등의 위치, 사용법 안내를 의무화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모두 늑장 대책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대책도 단속이 뒤따르지 않으면 그나마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이번에 광주경찰청과 광주시청이 합동조사를 벌여 30명을 적발한 점에 착안해야 한다. 시·도 경찰청과 자치단체가 합동으로 주기적인 단속을 벌여야 한다. 과속하는 관광버스와 화물차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고 주행하면서 속도를 측정하는 순찰차량을 늘려야 한다. 일반 운전자는 차량에 설치한 블랙박스를 이용해 과속 차량을 신고하는 시민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운전자가 적극 나서지 않으면 자신과 가족에게 닥치는 불의의 사고를 막을 수 없다. 가족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자세로 과속 차량 신고에 온 국민이 나서야 한다. 교통 당국은 과속 차량을 신고하는 시민에게 유·무형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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