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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불거진 최순실 의혹 뭉갤 수준 넘었다

재벌 돈 모녀회사로 유입된 정황… 여당 내에서도 정공법 주장 확산 ‘검찰, 철저 수사의지 있는지 의문’

‘고구마 줄기처럼 엮여 나온다’는 표현이 제격이다. 권력비선실세라는 최순실씨 관련 의혹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잇달아 제기되고 있어서다. 미르·K스포츠재단 개입설과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의혹에 이어 대기업 돈이 K스포츠재단을 통해 최씨 모녀 회사로 유입된 정황이 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올 초 K스포츠재단이 국내 4대 그룹 가운데 한 곳에 80억원대 투자를 제안했는데 이 사업 주관사가 최씨 모녀가 대주주인 독일의 스포츠마케팅회사라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올림픽 유망주 지원사업을 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설립됐다는 이 회사는 설립 취지와 무관한 3성급 호텔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직원은 한 명뿐인 페이퍼컴퍼니에 가깝다고 한다. 무슨 돈으로 호텔을 인수했는지 출처도 의문투성이지만 해외 재산 도피 및 탈세 수단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을 만하다. 게다가 “미르·K스포츠재단의 실질적 책임자는 최씨”라는 전 재단 핵심 관계자의 증언도 나왔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치부하기엔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이 너무 구체적이다. 그런데도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청와대나 정부의 노력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야당의 상투적인 정치공세로 생각하면 해법이 없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정공법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마당이다. 국정감사에서 두 재단 설립 과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던 나경원 의원은 18일 “정부가 이번 의혹을 수습할 여러 가지 명분이 있는데 그냥 뭉개고 있다. 그냥 이렇게 덮고 가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정병국 의원도 “의혹이 제기됐을 때 바로 털고 가는 것이 옳다. 그것이 결국은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안 된다”고 말했다. 두 의원의 지적에 해법이 있다. 새누리당이 송민순 회고록 건은 전광석화로 대하면서 두 재단 의혹에 소극적인 건 이율배반이다. 더 미적대다가는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이 온다.

검찰 수사도 현 단계에선 별로 기대할 게 없다. 수사는 지난 11일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한 이후 더 이상의 진전이 없다.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최근 검사 한 명을 충원했는데 그나마 특수부 경험이 없는 막내급이라고 한다. 이번 수사를 권력형 비리를 담당하는 특수부가 아닌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에 배당할 때부터 제기됐던 ‘흉내수사’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의 수사는 특검을 부를 뿐이다.

“내가 잘못한 게 뭐가 있냐. 나라 위해서 열심히 뜻 모은 것 아니냐”는 최씨의 녹취파일이 공개됐다. 사실이라면 최씨가 숨을 이유도, 여당이 최씨의 방어막 역할을 할 이유도 없다. 외려 드러내놓고 자랑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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