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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기의 한국경제… 정부·국회·국민 모두 정신 차려야

제조업 취업자 수 3개월째 감소세… 실업자 100만명, 빅2 기업 휘청… 경기한파 타개 위한 선제적 대응을

삼성전자·현대자동차라는 두 간판 기업이 제품 품질과 관련한 악재에 휘둘린 가운데 암울한 경제지표들이 잇따르고 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통계는 수출 부진과 조선·해운업종 등의 구조조정 여파가 일자리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했음을 확인시켜준다. 특히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 취업자 수가 7월(6만5000명), 8월(7만4000명)에 이어 9월에도 7만6000명이나 감소했다. 3개월 연속 감소세인 데다 감소 폭도 커지고 있다. 서비스업종의 고용흡수력이 크게 떨어지는 우리 현실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관련 기업이 밀집한 부산과 경남, 울산의 9월 실업률은 전년에 비해 각각 1.4% 포인트, 1.1% 포인트, 0.5% 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는 1년 전에 비해 12만명 증가한 98만6000명으로 100만명에 육박했다. 고용부진 여파는 청년들에게 가장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15∼29세 청년들의 실업률은 9.4%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최고치다. 고용의 질도 나빠져 지난해 매월 50만명대 수준이던 상용근로자 증가폭이 9월에는 29만3000명으로 급감했다. 임시직 근로자뿐 아니라 상용근로자 고용까지 줄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악화일로의 고용 사정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조선업의 경우만 해도 올 하반기 수주가 예상보다 더 줄어든 상황에서 물량팀과 협력사에 이어 원청업체까지 고용한파가 덮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진짜 걱정은 올해가 아니라 내년과 내후년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고용이 되지 않으면 안정적인 수입을 획득할 수 없고, 가계의 수입이 줄면 소비를 악화시킨다. ‘고용 감소→가계수입 축소→소비 위축→경기 하방 압력 강화→고용 감소’의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게다가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음식, 골프 등 내수산업 위축도 고용에 악재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곤경도 당장 고용에 영향을 줄 사안은 아니지만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한껏 높이는 불안요소다.

이런 현실에서 정부와 국회는 물론 국민들도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평균 연봉이 9200만원인 현대차 노조가 이런 상황에서도 파업을 이어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조금만 방심하면 세계 1위 기업도 순식간에 추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적지 않다. 정부는 앞으로 닥쳐올 경기·고용한파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 정부가 지나친 위기의식을 조장해서도 안 되지만 여러 지표가 뚜렷이 보여주는 징후를 무시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우선 25개 부처 196개 사업에 15조800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지만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는 정부 일자리 사업을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새 사회안전망을 추가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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