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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폭력·무법 중국어선에 무기사용 망설일 이유 없다

“정부, 공용화기 사용 방침 밝혀… 공권력 우습게 아는 행태 없애려면 이번엔 반드시 실행해야”

정부가 지난 7일 발생한 중국 어선의 한국 해경 고속단정 침몰 사건과 관련, 단속 강화 대책을 내놨다. 국민안전처가 11일 발표한 내용의 핵심은 적극적인 무기 활용이다. 중국 어선이 폭력 등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할 때는 개인화기는 물론 공용화기까지 사용하고 모함으로 선체충격을 가하는 등 강제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20㎜, 40㎜ 함포나 M-60 기관총 등으로 제압하거나 3000t급 모선으로 들이받아 침몰시키겠다는 뜻이다. 해양경비법 17조에 따르면 ‘선체나 무기 등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여 경비세력을 공격할 때는 개인화기 외에 공용화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근거에 따른 것이라고 국민안전처는 밝혔다.

여론이 들끓자 정부가 나름 강도 높은 처방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중국 어선에 대해 무기 사용을 검토하겠다고 한 것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12월 이청호 경사가 중국 어선 선장의 흉기에 찔려 순직하자 해경은 ‘총기 적극 사용’ 입장을 표명했고, 작년 3월 어민 간담회에서는 “필요하면 함포 사용도 신중하게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 경사 사건 이후 중국 선원들이 흉기로 저항하면 비살상 무기 대신 즉시 총기를 쓸 수 있도록 매뉴얼도 바뀌었다.

문제는 실천 여부다. 이번에도 말로만 끝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그동안 정부가 보여온 미온적 자세가 하루아침에 바뀐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중국 어선을 질타하는 국내의 반발을 모면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 반드시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여야 한다.

중국 어선의 불법 어로가 끊이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우리 당국의 단속이 느슨하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대한민국 해경이 중국 어선을 나포한 비율은 최근 5년 평균 0.07%에 그쳤다. 1만척 중 7척만 나포하는 셈이다. 해경의 인력과 장비 등을 감안할 때 모든 불법 중국 어선을 나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나포율이 너무 낮은 것이 사실이다. 오죽하면 중국 어민들 사이에 한국 해경에 나포되면 “재수 없이 걸렸다”는 말이 나돈다고 한다.

정부가 한반도에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과의 외교 갈등을 우려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외교부는 지난 9일 주한 중국대사관 총영사를 불러 유감의 뜻을 전달했으나 국민들의 분노가 확산되자 이틀 후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애초부터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무법천지로 날뛰는 중국 어선에 더 이상 해양주권을 침탈당해서는 안 된다. 우리 공권력을 우습게 여기는 이들을 응징해야 한다. 마치 해적처럼 우리 바다를 유린하는데 더 이상 관용을 베풀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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