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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정수석 국감 불출석이 관례라는 靑, 군색하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오는 21일로 예정된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 비서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을 모양이다. 우 수석은 여야 합의로 이미 기관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역대 민정수석은 국감에 안 나가는 게 관례이고, 관례대로 하겠다”며 우 수석의 국감 불참을 예고했다.

청와대 설명대로 지금까지 민정수석은 국감 증인으로 채택돼도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부의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업무 성격상 국회에 출석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여야의 암묵적 합의에 따라 불출석이 양해돼 왔다. 그러나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 우 수석 불출석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우 수석을 부른 이유가 청와대 사정 업무가 아닌 본인 의혹을 추궁하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우 수석은 사정 책임자로서 의경 아들의 운전병 보직 특혜, 처가의 강남 부동산 매각, 가족회사 정강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국민 앞에 설명할 의무가 있다. 적극 해명할 생각은 하지 않고 청와대 보호막 속에 숨으려고만 하니 검찰과 경찰의 ‘무혐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는 거다.

민정수석이 국감에 출석한 사례도 여러 번 있다. 김대중정부 때 한 차례, 노무현정부 때는 네 차례나 있었다. 노무현정부 시절 문재인 민정수석은 대통령 비서실 국감뿐 아니라 국회 재경위의 예금보험공사 국감 등 세 차례 증인으로 출석했다. 대부분 당시 야당이던 새누리당의 요구로 이뤄졌다. 다섯 차례 전례가 있는데도 ‘관례’ 운운하는 청와대 해명은 군색하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민정수석의 국회 운영위 불출석 관행을 양해해주기 어렵다”고 한 게 불과 얼마 전이다. 그리고 우 수석 사퇴까지 주장했었다. 그랬던 정 원내대표가 “우병우 국회 출석은 꿈도 꾸지 말라”며 말을 바꿨다. 민정수석은 성역이 아니다. 필요하다면 국감 증언대에 서야 한다. 지금이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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