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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또 도발하나… 대북제재 틀 근본적으로 바꿔야

현 제재의 무기력함 또다시 입증돼… 미, 적극적으로 ‘2차 제재’ 나서야

입력 : 2016-10-09 17:37/수정 : 2016-10-09 21:26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10일을 전후해 한반도 정세가 급박해지고 있다. 북한이 2∼5차 핵실험을 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관측됐고,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도 인력과 차량 활동이 대폭 증가하는 등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됐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는 것은 물론 최초로 핵실험과 동시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여러 전문가들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미국의 정권교체기를 틈타 핵과 미사일 능력을 완성시키려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북한이 또 핵·미사일 도발을 강행한다면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나 한·미·일 등의 독자제재가 얼마나 무력한지 또다시 입증하는 것이다. 어떤 점에서는 북한이 이번에 추가 도발을 하든 안 하든 북한의 핵 능력이 임계치에 달했다는 사실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5차 핵실험과 기존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결과만으로도 ‘구멍이 뚫린 안보리 제재 그물을 던져놓고 북핵 관리를 중국에 미루는’ 기존 대응은 이미 파산 선고를 받았다고 봐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한·미 외교안보라인 간 공조가 관심이다.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이 4일 미국을 방문했고,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방한해 홍용표 통일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과 연쇄 면담했다. 조 차장이 백악관과 국무부 등의 주요 인사를 만난 무엇을 논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북 제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요구가 담겼으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지난 2월 미 의회는 미국 정부가 북과 거래를 하는 중국기업과 개인을 제재할 수 있도록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조항이 포함된 대북제재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미 정부가 대중 관계를 의식해 이 권한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 획기적이라는 평을 받은 이 대북제재법조차 중국기업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나 인권침해에 관련됐을 경우에만 제재하는 등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중국기업이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관련됐다는 증거를 찾기 어려운 데다 중국 정부의 재량에 따라 불법 여부가 달라질 여지가 많다. 이런 점에서 미 정부가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와 관련된 거래뿐 아니라 북한과의 정상 거래를 하는 중국 기업·개인도 제재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미 외교전문 지 포린폴리시(FP)의 보도는 주목된다. 최소한 미국 정부는 현재의 대북제재법에 포함된 ‘세컨더리 보이콧’ 발동 권한을 적극 사용해야 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대북 거래를 할 경우 해당 기업을 국제금융망에서 제외하는 ‘이란식 제재’도 도입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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