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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철도파업·강경대응 모두 접고 勞政 대화 시작하라

성과연봉제 철회를 요구하는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 법무부가 불법으로 단정짓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한 정부 내부 문건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철도파업 관련대책 관계기관 회의 결과 보고’라는 이 문서는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이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했다. 이 회의는 지난달 27일 오균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주재로 열려 국토교통부 철도국장,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 법무부 공안기획과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법무부가 “파업 목적이 근로조건과 관련됐다고 볼 여지가 있어 불법성 여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이다.

그럼에도 국무조정실은 법무부 의견을 묵살한 채 불법파업으로 규정짓고 국토부가 강력 대응해줄 것을 주문했다. 국감에서 정 의원이 이를 따지자 오 차장은 일단 고용부에서 불법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고용부 역시 대책회의에서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파업 목적상 정당성이 없어 불법파업이라면서도 “다만 보충교섭, 중노위(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결과 등 법리상 문제가 일부 있어 고용부가 전면에서 강력 대응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고용부도 슬그머니 한발 빼자 국토부를 앞세워 강경 일변도로 나간 것이다.

문건 공개로 파문이 일자 국토부는 “정부 내 다양한 논의 과정을 거쳐 파업 당일 국토부·고용부 차관 합동 브리핑을 통해 불법파업임을 밝힌 바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해명자료만으로 정부 차원의 이견을 덮을 수는 없다. 게다가 법리적 유권해석 문제인 만큼 국토부가 아니라 법무행정의 최고기관인 법무부가 공식적으로 답해야 한다. 중노위는 이미 국감에서 정상적인 조정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이는 절차적 측면에서 합법파업이라는 의미다.

정부는 합법·불법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을 하지 말고 이제라도 대화에 나서야 한다. 노동계는 철도파업 10일째를 맞은 6일 사회적 논의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시간이 걸릴지언정 정부가 성과연봉제 시행을 잠시 유보하고 노조도 파업을 철회하는 선에서 노정(勞政)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국회 내 사회적 기구를 만들어 해법을 모색해도 된다. 책임 있는 정부라면 대화 자체를 거부해선 안 된다. 대화야말로 사태 해결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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