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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예측 힘든 자연재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대비해야

제18호 태풍 차바가 휩쓸고 지나간 남부지역의 피해가 막심하다. 차바가 몰고 온 물폭탄에 10여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재산피해는 일일이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태풍은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신의 영역임이 분명하나 대비를 철저히 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안이한 대처로 피해를 키웠다. 차바가 일본 본토에 상륙할 것이라는 기상청의 당초 예상과 달리 방향을 틀어 남부지방을 지나면서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차바의 위력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반경 250㎞ 정도의 작은 태풍이라며 적극적으로 재해 위험 예고를 하지 않았다. 크기는 소형이었는지 몰라도 강도는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가운데 네 번째에 해당할 정도로 위력은 대단했다. 기상청이 태풍 경로와 위력을 정확하게 예측했다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책임론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최일선 구조현장 소방·경찰의 헌신은 눈부셨다. 발목이 골절됐는데도 아랑곳없이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진 선원을 구한 해경대원, 구조작업 중 실종됐다 끝내 주검으로 돌아온 울산의 소방대원 등 멸사봉공의 자랑스러운 의인들이 있었기에 그나마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피해 수습과 복구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경주 지진 피해는 차바가 남긴 상처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정부는 하루빨리 남부지방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실의에 빠진 이재민에게 용기를 줘야 한다. 특히 이번 잘못을 거울삼아 대형 재난이 예상될 때 즉각 대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경주 지진 때 그 홍역을 치르고도 도대체 나아진 게 하나 없다. 지구온난화로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이상기후 현상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매뉴얼을 만들 때나 재난방지 시설물을 설치할 때 사상 최악의 상황에도 버틸 수 있도록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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