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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단자살 조장하는 인터넷·SNS 강력 처벌하라

‘죽음의 통로’ 안되게 원천 차단해야… 형사처벌 가능토록 법 개정 시급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은 2003년 이후 부동의 자살률 1위 국가다. 2014년 기준 하루 평균 38명, 1년에 1400명 정도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자 비율이 10만명당 29.1명으로 OECD 평균인 12명의 배가 훨씬 넘는다.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고 노인자살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자살 공화국’이란 서글픈 비유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다.

심각한 것은 다른 나라들의 자살률이 감소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치솟았다는 점이다. 지난 20년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자살은 한국인 주요 사망 원인 네 번째다. 우리 사회의 건강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신호다.

최근 들어서는 집단자살이 극단적 선택의 수단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3건이 발생했다. 이런 사건은 모르는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만나 연고가 없는 곳에서 같은 수법으로 자살을 시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00년에 인터넷 자살 사이트를 통한 집단자살이 사회문제가 되자 검찰과 경찰이 대대적으로 단속해 잠시 주춤했으나 곧 다시 기승을 부렸다. 요즘에는 SNS를 이용해 자살자를 모집하고 실행에 옮기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과 SNS가 죽음의 통로가 되는 셈이다.

정부는 지금처럼 소극적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 인터넷 등의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데 그쳐서는 곤란하다. 예방에 주력하는 동시에 자살을 조장하는 행위는 강력하게 처벌해야겠다. 제재가 실효를 거두려면 자살 사이트와 자살자 모집희망 게시물을 단속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현행법으로는 관련 내용을 삭제하는 것 외에 별다른 규제 수단이 없는 만큼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을 시급히 개정해야겠다. 자살에 관한 한 인터넷 공간의 속성인 자유로운 소통이 다소 규제를 받아도 무방하다고 본다.

해외에 서버가 있어 규제하기 어려운 SNS의 자살 유해 정보에 대해서도 해법을 찾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 인터넷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 결국 SNS로 쏠릴 수밖에 없다.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손을 놓는다면 직무유기다.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고도 한다. 특히 집단자살은 대표적인 사회병리 현상의 하나다. 사회적 손실로 그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대안 모색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자살 징후를 보이는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거나 자살 시도자 관리를 촘촘히 하는 등 자살 안전망을 재확인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한마디로 자살을 줄이기 위한 가장 근본적 처방과 해법은 사회의 관심이란 얘기다. 이는 정부와 정치권, 시민 및 종교단체, 학교는 물론 우리 모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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