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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편법 정책으로는 치솟는 아파트값 잡을 수 없다

3일은 세계 주거의 날이다.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안락한 집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 유엔이 1986년 제정한 국제 기념일(매년 10월 첫째 주 월요일)이다. 주거가 기본적 권리라는 전제 하에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상황은 거꾸로 가고 있다. 아파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집 없는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반면 정부는 알맹이 없는 겉핥기식 정책이나 핵심을 벗어난 대증요법으로 일관하면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 결과 오히려 부동산 시장 열기가 전국으로 번지고 있으니 서민 입장에선 한숨만 나온다.

3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9월 한 달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1.21%로 8월(0.67%)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특히 지난주에는 0.35%나 올라 주간 상승률로는 2006년 12월 1일(0.35%) 이후 근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들이다. 이로 인해 서초 강남 송파 등 강남 3구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 일주일 사이 1억원 넘게 뛴 곳도 있다. 이런 분위기는 비강남권에 이어 수도권으로 확산돼 집값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인천·경기지역 아파트값 오름폭(0.29%)은 8월 상승률(0.15%)의 배 수준에 달할 정도다.

저금리 기조와 재건축 투자 수요, 가을 이사철 등이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지만 추석 이후의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은 것은 분명하다. 이는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정부의 ‘8·25가계부채 대책’이 주택시장을 오히려 들쑤셔 놓은 탓이다. 대출 규제 등으로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어 가는 돈줄을 죄어야 할 가계부채 관리 대책에 엉뚱하게 주택 공급 축소 부분이 들어가 집값 오름세를 부추겼다.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오른다’고 판단한 시장이 이를 집값 상승 시그널로 받아들여 지금의 과열 현상을 만든 것이다.

시장을 상대로 하는 정부 정책은 정교해야 한다. 가계부채도 억제하는 동시에 부동산 시장도 활성화시키는 방법은 없다. 성장률을 너무 의식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어정쩡한 대책을 내놓다 부작용만 커진 셈이다. 정공법이 아닌 편법으로는 더 큰 화를 자초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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