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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세균 방지법’ 추진할 만하다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는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겼다는데 있다. 새누리당과 한마디 상의 없이 원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편을 들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밀어붙인 건 편파적 국회 운영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 의장 측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를 계기로 국회의장의 중립을 명문화하는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고 나선 까닭을 알겠다.

현행법상 국회의장은 당적을 보유할 수 없다. 이전에는 국회의장도 당적을 가질 수 있었으나 현행 국회법에서 바뀌었다. 국회법은 ‘의원이 의장으로 당선된 때에는 당선된 다음날부터 그 직에 있는 동안은 당적을 가질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국회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국회 질서를 유지하고 사무를 감독하는 국회 최고기관으로서 당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중립적으로 국회를 운영하라는 취지에서다. 명문 규정이 없더라도 국회의장의 중립은 상식에 속한다. 너무 당연해 굳이 조항을 두지 않은 것이다.

국회의장의 중립 논란은 국회에서 민감한 사안이 처리될 때마다 반복되는 고질이다. 새누리당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정 의장도 미디어관계법 처리 문제로 여야가 극한 대립을 했던 2009년 민주당 대표 시절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의 정치적 편향성을 강하게 문제 삼았었다. 심지어 국회의장실을 점거하기도 했었다. 그랬던 정 의장이 이제는 그때와 정반대 상황에 처했다. 이 같은 아이러니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국회가 원활하게 운영되려면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이 전제돼야 한다. 국회의장이 국회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국민의당도 새누리당의 ‘정세균 방지법’ 취지에 공감을 표시한 마당이다. 이번 기회를 국회의장이 특정 정당의 대리인이 아닌 진정한 국회의 대표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겠다는데 더민주도 소극적으로 임할 까닭이 없다. 국회의장을 영원히 더민주에서 맡을 것도 아니다. 협상 여하에 따라서는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성도 강화하고, 새누리당의 국감 참여도 이끌어내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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