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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위스처럼 국민이 포퓰리즘 정책 배격해야

스위스 국민이 포퓰리즘 우려가 큰 정책을 또 거부했다. 스위스는 25일 국가가 지급하는 연금액을 10% 올리는 ‘국가연금(AHV) 플러스 법안’을 국민투표에 부쳐 59.4%의 반대로 부결시켰다. 26개 칸톤(주) 가운데 찬성률이 높은 칸톤은 5곳에 불과했다. 스위스 국민은 지난 6월 모든 성인에게 월 300만원가량을 주는 기본소득법 제정안에 반대했고, 2012년에는 6주 유급휴가를 인정하는 법안을 무산시켰다. 각각 반대가 76.9%와 66%로 찬성보다 훨씬 많았다.

국가연금 플러스 법안과 기본소득법안 등을 부결시킨 스위스 국민투표에 담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부담이 늘지 않는 상태에서 연금을 더 받고 높은 수준의 기본소득을 보장해준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복지를 확대하려면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복지 내용과 확대 규모에 따라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해야 할 때도 많다. 스위스 정부는 기본소득법안이 통과되면 연간 정부 지출의 세 배가 넘는 248조원이 필요하고, 연금 지급액을 10% 올리면 4조6000억원을 투입해야 한다며 법안에 반대했다. 필요한 재원은 세금을 더 걷든지, 국채를 발행하든지,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마련하는 수밖에 없다. 어떤 방안을 선택하든 국민 부담이 심화되거나 나라 살림살이가 거덜나기 쉽다. 결국 스위스 국민은 ‘공짜 복지는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간파하고 현명하게 국민주권을 행사한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권은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해 왔다. 재원은 전혀 고려하지도 않고 득표에 도움이 된다면 설익은 카드를 마구 꺼냈다. 당선되면 더러 공약을 포기할 때도 있지만 대개 무리하게 공약을 밀어붙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정치인들은 나라 곳간을 자기 재산처럼 생각하고 정치를 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그런 길을 가지 않는다면 국민이 냉정한 선택을 해야 한다.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기면서 빚잔치를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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