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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철강 구조조정, 해운·조선 전철 밟아선 안 돼

철강 구조조정 방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중복·과잉 투자가 심각한 조선·해운·철강·석유화학 가운데 한계 상황에 몰린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에 이어 세 번째로 철강업의 군살 빼기가 본 궤도에 오르게 됐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강 구조조정 방안에 관한 연구 용역을 맡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철강업계의 후판 공장 7개 중 3개를 단계적으로 폐쇄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후판 공장은 포스코 4개, 현대제철 2개, 동국제강이 1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 능력은 1200만t에 달한다.

BCG는 주로 선박·해양플랜트 건조 등에 사용되는 후판의 생산 능력과 수요를 예상해 이런 판단을 내렸다. 후판 수요는 지난해 920만t에 불과했다. 이미 생산 능력이 수요를 크게 초과했다. 후판 수요가 2020년 700만t으로 감소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세계 조선업 불황에 따른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급감과 값싼 중국산 후판의 수입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철강 구조조정을 마냥 미룰 수도 없다. 조선업 호황기에 t당 100만원을 웃돌던 후판 가격은 50만원대로 추락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4년간 연산 300만t 규모인 후판 공장 2곳을 폐쇄했다.

정부와 채권단 주도로 이뤄진 해운·조선업 구조조정은 사실상 실패의 길을 걷고 있다. 분식회계와 방만 경영, 혈세 투입과 낙하산 인사 등 온갖 폐해를 드러낸 대우조선해양은 회생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은 세계 물류대란을 야기하면서 국가신인도마저 갉아먹고 있다. 수출업체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정부는 BCG 보고서를 토대로 이달 말까지 철강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해운·조선업 구조조정 때처럼 무능력과 무책임을 드러내면 안 된다. 철강 3사는 중국 업체의 수혜, 1000여명에 달하는 인력 감축 등을 이유로 BCG 방안에 반발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합종연횡과 수출 다변화 등을 통해 살길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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