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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런 맹탕 ‘서별관회의 청문회’ 왜 하나

핵심 증인들 불출석해 부실 불가피… 여야, 대우조선사태 규명의지 미흡

국회에서 8일 열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청문회, 이른바 ‘서별관회의 청문회’는 정부와 관련기관에서 정책을 결정했던 고위직 인사들의 무책임과 정치권의 무능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9일까지 이틀간 개최되지만 첫날부터 핵심 증인이 불출석하는 등 청문회 본연의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문회는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음에도 구조조정에 이르게 된 경위와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 등이 특혜를 주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6월 언론 인터뷰에서 ‘서별관회의’를 통해 대우조선에 자금 지원을 결정하게 됐으며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영향을 미쳤다고 폭로했다.

이에 야당은 ‘최·종·택 트리오’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지만 여당은 극력 반대했고 우여곡절 끝에 홍 전 회장만 채택됐다. 그런데 마지막 남은 핵심 증인인 홍 전 회장마저 청문회장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야당 청문위원들은 임의동행 등을 요구하며 성토했지만 버스 떠난 뒤다. 국회는 해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홍 전 회장의 행방조차 모르고 있다.

사실 맹탕 청문회는 예상됐던 일이다. 청와대와 여야 모두 대우조선 부실의 실체에 접근하려는 의지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새누리당은 최 전 부총리와 안 수석을 증인으로 출석시켜야 했으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추경 및 백남기 농민 청문회 등과 연계하지 말았어야 했다. 청문회에 불출석한 최 전 부총리가 SNS로 “포퓰리즘적인 정치사회문화가 정부 관료들로 하여금 유능함을 감추어버리게 만든 게 문제”라고 주장한 것 역시 부적절한 행동이다. 그리 할 말이 많으면 청문회에 나왔어야 했다. 야당은 또 정부가 회의록과 대우조선 실사 보고서 등 주요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출석한 정부 관료들도 민감한 질문이 나오면 재임기간이 아니어서 모르겠다는 식으로 답했다.

국회가 청문회를 실시하는 주된 이유는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끼친 사태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해 책임을 묻고 앞으로는 그와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서별관회의 청문회가 요식 행위에 그친다면 앞으로 청문회 무용론은 더 거세질 것이다. 이전 청문회도 정치공방만 벌이다 끝난 게 다반사였다.

따라서 차제에 국회 청문회 제도를 근본적으로 손댈 필요가 있다. 중대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는 증인에 대한 처벌과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정부에 강력한 제재 조치가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여야 정치권의 각성이 요구된다. 당리당략이나 일회성 이벤트로 접근한다면 부실 청문회의 악순환은 거듭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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