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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설사 담합 근절하려면 처벌 강화해야

우리나라에서 담합이 횡행하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건설업일 것이다. 건설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공사 금액이 커서 담합에 따른 폐해가 훨씬 심각하다. 6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최근까지 공정위가 적발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부당 공동행위’는 102건이었고, 부과한 과징금은 1조1223억원에 달했다. 부당 공동행위는 입찰 담합, 생산·출고 제한 등 위법행위를 말한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SK건설 순으로 과징금 규모가 많았다. 과징금은 2014년 6330억원에서 지난해 1830억원으로 줄었지만 올해 8월 현재 3062억원으로 늘었다. 대형 건설사들은 이명박정부 시절 4대강, 경인아라뱃길, 호남고속철도 등 토목공사 때마다 짬짜미를 자행했다.

건설업계는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면 담합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2000년 이후 수차례나 다짐을 반복했다. 지난해 8월에는 자정결의대회를 열고 “불공정하고 부조리한 과거와 단절하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말뿐이었다. 지난해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으로 건설사의 공공사업 입찰참가 제한 조치가 풀리자 허울만 그럴듯한 행사를 연 것이다. 그동안 건설업계가 담합 원인으로 꼽았던 최저가낙찰제가 올해부터 폐지되고 가격·공사수행능력·공정거래 등을 평가하는 종합심사낙찰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업계의 담합 관행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건설사가 담합을 밥 먹듯이 하는 것은 공정위가 솜방망이 처벌을 하기 때문이다. 과징금이 공사 금액보다 턱없이 적을 뿐 아니라 조정만 잘하면 과징금이 훨씬 줄어들게 된다. 업체들은 대형 법무법인 변호사와 공정위 출신 ‘전관’을 투입해 공정위의 처벌 수위를 최대한 낮추려고 혈안이 된다. 입찰참가 제한 징계를 받으면 소송을 제기해 시간을 끌면서 정부에 특별사면을 요구한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4차례 사면을 받은 건설사들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영업을 하고 있다. 검찰에 고발 당해도 벌금형에 그치는 일이 다반사다. 경영진은 교묘히 법망을 빠져나가고 힘없는 임직원만 곤욕을 치른다. 과징금을 대폭 늘리고 대표이사까지 형사처벌해야 한다. 특별사면도 남발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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