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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 주석의 사드 배치 반대 이유 타당하지 않다

“사드는 美 패권 아닌 한국 방어가 본질… 北 미사일 도발 계속되는 만큼 건설적 논의 이어가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5일 항저우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했다. 시 주석은 “이 문제(사드 배치)를 부적절하게 처리하는 것은 지역의 전략적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분쟁을 격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사드는 오직 북한 핵과 미사일 대응 수단으로 배치하고 사용될 것이기 때문에 3국(한·미·중)의 안보 이익을 침해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사드는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조건부 배치론’도 내놨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미국 측에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실질적으로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 주석의 사드 배치 반대 표명은 예견된 일이다. 7월 한·미가 배치를 공식 발표한 이후 중국은 관영 언론 등을 통해 비난해 왔으며, 수교 24년을 맞은 한·중 관계가 당장 결딴날 것처럼 노골적으로 위협했다. 그럼에도 한, 미 정상과의 연쇄회담에서 드러난 중국 최고지도자의 사드에 대한 인식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시 주석의 반대에는 타당성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사드가 왜 한반도에 배치될 수밖에 없는지 그 근원(根源)을 이해하려 들지 않고 오로지 미국의 패권주의로만 접근하는 태도를 보였다. 한국 정부가 수도 없이 밝혔듯 사드는 방어용이 맞다. 김정은 정권은 국제사회의 우려와 제지에도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 중이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실전배치를 앞두고 있고 5차 핵실험도 언제든지 가능한 상태다. 북한은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이날 보란 듯이 탄도미사일 3발을 쏘는 도발을 감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와 중국인이 느끼는 위협과 한국 정부와 한국인이 체감하는 공포는 같을 수가 없다. 지역 안보를 해칠 수 있으니 사드를 배치하지 말라는 중국 측 요구에 설득력이 없는 이유다. 시 주석이 재차 강조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 수호,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중국의 3대 한반도 원칙이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북한의 막무가내 식 도발은 중국의 국익과도 결코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미·중은 사드를 둘러싸고 더 이상 갈등과 반목을 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 정상들이 만났으니 앞으로도 각종 대화 채널을 이어가야 한다. 박 대통령도 시 주석에게 “한·미·중 간 소통을 통해 건설적이고 포괄적으로 논의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중국도 적극 호응해야 한다. 3국이 머리를 맞대다 보면 이 과정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의지를 꺾는 효과적인 수단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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