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현직 판사는 물론 현직 검사 연루 의혹도 규명해야

검찰이 1일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챙긴 혐의(뇌물수수)로 조사하던 인천지법 김모 부장판사를 긴급 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현직 판사가 금품 비리로 영장이 청구된 것은 지난해 1월 ‘명동 사채왕’에게서 1억여원을 받은 최민호 판사 이후 1년여 만이다. 지난달 초에는 현직 부장판사가 서울 강남 성매매 현장에서 적발돼 불구속 입건된 바도 있다. 가장 청렴해야 할 법관들이 비리와 일탈에 물들었다는 점에서 사법부 신뢰는 완전히 땅에 떨어졌다.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해 검사장 출신 홍만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에 이어 현직 부장판사의 부패까지 드러난 것은 법조계에 만연한 비리의 사슬이 아주 견고하다는 걸 말해준다. 김 부장판사의 각종 혐의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2014년 정 전 대표의 외제차를 헐값인 5000만원에 매입한 뒤 로비스트 역할을 한 성형외과 의사(구속)를 통해 훗날 매입대금마저 돌려받았다. 또 정 전 대표와 베트남 여행을 다녀오고, 정 전 대표 측이 발행한 100만원권 수표 여러 장을 받았다고 한다. 대신 정 전 대표는 가짜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 유통 사건의 항소심 재판을 맡은 김 부장판사에게 일당에 대한 엄벌을 부탁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법치주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마저 비리에 얼룩진 사실이 확인됨으로써 이제는 판결의 공정성도 믿을 수 없게 됐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이 ‘한국사회는 법 앞에 불평등하다’고 인식하는 것(헌법재판소가 엊그제 공개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은 바로 이 같은 사회지도층의 부패 스캔들 때문일 게다.

이번 현직 부장판사 비리는 엄단해야 한다. 하지만 이와 맞물려 반드시 지적해야 할 것이 또 있다. 현직 검사 로비 의혹 부분이다. 최근 홍만표 변호사에 대한 공판에서도 그가 검찰 인사들을 상대로 청탁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나왔다. 검찰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그 말을 믿기 어렵다. 수사·지휘 라인을 수박 겉핥기로 조사해놓고 무엇을 믿으라는 건가. 현직 판사는 물론 현직 검사들의 연루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마땅하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