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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생산·소비·투자 동반 추락… 내년이 더 걱정이다

11조원 추경으로 급한 불부터 꺼야… 가계 소비여력 확충할 방안 마련을

통계청이 지난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은 우리 경제의 어두운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경제를 지탱하는 3각 축인 생산, 소비, 투자가 동시에 뒷걸음쳤다. 경제 기초체력이 크게 떨어진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7월 산업동향 지표가 감소세로 출발하면서 하반기 경기 악화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높다.

소비는 곤두박질쳤다. 대표적 소비지표인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6% 줄었다. 2014년 9월 이후 최대 감소율이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끝나면서 그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소비절벽에 맞닥뜨린 상황이다. 설비투자는 ‘쇼크’ 수준으로 위축됐다. 설비투자 감소폭은 11.6%로 2003년 1월 이후 가장 컸다. 서비스업 생산이 부진에 빠지면서 산업생산도 감소세였다. 생산, 소비, 투자의 트리플 추락은 올 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게다가 하반기 전망이 밝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경기의 ‘상고하저’ 흐름이 역력하다. 재정 조기집행과 개별소비세 인하 등 부양책의 약발이 상반기에 끝난 가운데 곳곳에 악재가 기다리고 있다. 대기업 구조조정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김영란법 시행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고용둔화, 생산과 투자의 회복 지연 등 경기하방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8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추세가 그대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한국은행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향후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각각 조사한 결과 모두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경제가 구조적 취약성을 보이고 있음에도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은 한심하다.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도 시원찮은 판에 엉뚱한 싸움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최대 역점 사업인 4대 부문 구조개혁은 성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내년은 더 걱정이다. 400조원대의 내년도 슈퍼예산에는 미래성장동력을 담보할 투자여력이 빈약하다. 잠재성장률 극대화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내년은 대통령선거가 있다. 정치권 포퓰리즘이 경제를 압박할 게 뻔하다.

난항 끝에 추가경정예산이 확정된 것은 다행이다. 일단 11조원의 추경을 조속히 집행해 급한 불은 꺼야겠다. 기업투자와 가계 소비가 한꺼번에 움츠러드는 상황에서는 재정의 역할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가계 소비 여력을 확충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소비는 생산과 투자를 견인하는 원동력이다. 신산업 투자지원 등 투자 활성화 대책도 요구된다. 근본적으로는 시대흐름에 맞게 산업구조를 재편하는 등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것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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