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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00조원 슈퍼예산 재정효과 극대화에 만전 기하라

12년 만에 나라살림 2배로 커져 일자리 및 경제활력 제고에 초점… 헛돈 쓰는 곳 없도록 잘 살펴야

정부는 30일 국무회의를 열고 400조7000억원 규모의 2017년 예산안을 확정, 다음 달 2일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이 예산안은 전년 대비 14조3000억원(3.7%) 증가한 것이다. 400조원이 넘는 슈퍼예산안이 편성된 것은 처음으로, 2005년 이후 12년 만에 나라살림 규모가 2배로 불어나게 됐다.

정부는 대내외 여건 및 경제·사회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요구됨에 따라 중장기 건전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확장적 재정을 편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의무지출 비중이 48.4%로 전년보다 확대되는 등 정부의 재량권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가 많다. 노인연금 등 복지 분야와 지방교부세 같은 법정 지출이 크게 늘면서 재정을 통한 정부의 정책 운용 영향력이 약화됐다.

내년 예산안의 초점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력 제고에 뒀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복지예산이 처음으로 130조원에 달하고 특히 일자리 예산은 고용 서비스 등 성과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부문별 예산으로는 유일하게 전년 대비 두 자리(10.7%) 늘리는 등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2년 연속 삭감되는 등 경제 분야는 확대보다 효율화에 무게를 뒀다.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안이 짜진 만큼 누수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꼼꼼히 살펴야겠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허투루 쓰일 만한 곳은 없는지 제대로 걸러내야겠다. 특히 가장 역점을 둔 일자리 예산의 경우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6차례나 관련 대책이 마련됐고, 수십 조원이 투입됐음에도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구직자들의 수요가 반영되지 않은 생색내기용 낭비는 없는지 검증해야겠다. 일자리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면 슈퍼예산도 의미가 없다.

예산국회 때면 으레 드러나는 국회의원들의 구태도 걱정이다. 쪽지예산 등 정치적 논리가 가미된 심의로 재정의 용처가 왜곡되는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올해보다 8.2%나 줄어든 SOC 예산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을 경계해야겠다. 예산을 볼모로 불필요한 정쟁을 일삼는 것도 삼가고 오직 재정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는 데 진력해야 한다.

내년에 처음으로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40%가 넘는다고 한다. 중장기 재정 건전성에 미뤄볼 때 아주 비관적인 것은 아니나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심화되는 재정적자에 대비한 정교한 대책 수립이 요구된다. 나라 안팎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슈퍼예산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규모가 아니라 효과다. 재정 효율성 제고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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