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수사 기본원칙마저 무시한 검찰의 우병우 압수수색

전격 실시된 검찰 특별수사팀의 우병우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과 이석수 특별감찰관(특감) 의혹 관련 압수수색 내용을 보면 청와대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사가 진행되는 듯한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외형적으론 우 수석 5곳, 이 특감 3곳으로 특별수사팀이 우 수석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용은 전혀 딴판이다.

범죄 혐의 입증을 위한 압수수색이 필요한 경우 검찰이 가장 먼저 뒤지는 곳이 사무실과 집이다. 이건 수사의 기본이다. 그런데도 특별수사팀은 이 특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도 우 수석의 청와대 사무실과 자택을 제외했다. 우 수석 가족의 경기도 화성 농지매입 의혹과 관련 있는 기업 역시 빠졌다. 대상에 포함된 우 수석 가족회사 정강 사무실은 압수수색 당시 텅 비어 있었고, 특별수사팀이 압수한 문서도 달랑 종이가방 한 개 분량에 불과했다. 보여주기식 압수수색의 전형이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특별수사팀까지 꾸려 이번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처럼 겉핥기식으로 수사하니 ‘우 수석에 대한 의혹 제기=국정 흔들기, 이 특감 감찰 내용 유출=국기문란’이라는 청와대 시각에 따라 움직인다는 의혹이 도무지 가라앉질 않는다. 검찰에 사정기관을 컨트롤하는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를 맡긴 것 자체가 애초부터 무리였다.

이 특감은 “압수수색을 당하는 상황에서 직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 시민 입장에서 조사받도록 하겠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온갖 사퇴 요구에도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우 수석과 대비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직자로서 누구의 처신이 올바른지는 물으나 마나다. 우 수석이 현직에 있는 한 수사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 수사 결과에 검찰의 명운이 달렸다는 사실을 특별수사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권력 눈치보기 수사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특검을 피하기도 어렵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