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달라이 라마 백악관 비공개 면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고 AP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건 지난해 2월 이후 1년4개월 만이며 취임 이후 네 번째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를 독립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을 가졌다며 회동을 반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비공개 회동을 가졌지만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중국은 이미 달라이 라마의 방미와 관련해 미국을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라”고 경고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달라이 라마는 종교의 모자를 쓰고 국제무대에서 중국을 분열하려는 주장을 하고 다닌다”며 “우리는 그 어떤 국가와 정부를 막론하고 그에게 활동 공간을 제공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만남은 당초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유세 일정이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으로 취소되면서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위스콘신 유세에 갈 예정이었지만 올랜도 테러로 일정이 미뤄졌다”며 “구멍 난 일정을 백악관이 달라이 라마와의 만남으로 채웠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에도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취임 후 첫 해외순방에 나서는 차이잉원 총통은 오는 24일부터 시작되는 파나마와 파라과이 방문을 위해 미국을 경유한다. 루캉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으로 중국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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