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꽁꽁 묶여있는데 더 힘들어지게 됐다”… 선관위 ‘여론조사’ 전수조사에 비현역 예비후보들 부글

“손발 꽁꽁 묶여있는데 더 힘들어지게 됐다”… 선관위 ‘여론조사’ 전수조사에 비현역 예비후보들 부글 기사의 사진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4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구성찬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각 당의 4·13총선 후보자 공천을 앞두고 실시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홍보성 여론조사와 여론조작이 판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그러나 ‘선거구 공백 사태’에다 당원명부를 확보하지 못해 불리한 싸움을 해 온 비현역 예비후보들은 “더 힘들어지게 됐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4일 중앙선관위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총선 예비후보자 등 개인이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는 모두 32건에 달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예상보다 좋지 않아 선관위에 등록하지 않은 경우도 상당수였고, 지역 언론사 등이 의뢰한 조사의 일부도 예비후보가 관여됐다는 소문이 있어 실제 개인이 의뢰한 여론조사 수는 등록 수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 의뢰 조사는 홍보 성격이 다분하다. 다양한 스펙을 삽입해 “○○○ 후보를 아느냐”는 질문이 포함된 조사가 많다. 실례로 새누리당 부산 서구 예비후보인 곽규택 변호사가 지난달 말 의뢰한 여론조사 첫 질문은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지냈고 대한변호사협회 장애인 인권 지킴이단인 45세 곽규택씨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였다. 이달 초 충남 당진의 김석붕 예비후보가 의뢰한 여론조사 질문도 ‘삼성그룹 제일기획 출신이며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비서관을 지낸 김석붕씨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선관위는 인지도 제고 목적뿐 아니라 여론왜곡 소지가 있는 여론조사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설 연휴 직후부터는 신뢰성에 의문이 가는 여론조사 결과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유권자에게 퍼뜨리는 행위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부산시선관위는 최근 해운대 지역 특정 예비후보자를 위해 허위의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 지난달 언론사에 제공한 혐의로 모 대학 교수 A씨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현역 예비후보들은 경선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현역 의원에 비해 갈수록 불평등한 상황만 가중되고 있다며 울분을 토한다. 의정보고회 등을 통해 사실상 선거운동을 해왔던 현역에 비해 홍보 수단이 제한돼 손발이 꽁꽁 묶여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은 상향식 공천 전제조건인 ‘당협위원장 총선 6개월 전 사퇴안’이 흐지부지돼 현역들은 여전히 확보된 당원 명부를 바탕으로 조직을 관리하고 있는 현실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 양천갑의 최금락 예비후보는 “당협위원장인 현역 의원은 책임당원을 훤하게 파악하고 있다”며 “저 같은 신인은 뒤늦게 불완전한 당원 명부를 받더라도 이미 현역 의원에게 지지를 약속한 분들의 마음을 돌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서울지역 한 예비후보는 “지도부가 상향식 공천 명분만 내세웠지 공정한 경선 환경은 하나도 만들어놓지 않았다”며 “경선 결과가 나와도 불복하는 사례가 잇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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