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들어 본 민심-영남] “경제 엉망인데 ‘진박’타령만…”

“새누리당이 한 게 뭐 있나 정당보다 공약보고 찍을 것”… “야당 신경 안 쓴다” 불신 여전

[설에 들어 본 민심-영남] “경제 엉망인데 ‘진박’타령만…” 기사의 사진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왼쪽)이 지난 9일 지역구인 대구 동구에서 시민들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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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은 냉랭했다. 정치가 민생고(民生苦)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도 높지 않았다. ‘최악’이라고 평가받는 19대 국회의원들을 갈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그렇다고 현역을 대체할 대안도 마땅치 않다는 토로도 있었다.

총선을 60여일 앞둔 설 연휴 기간 국민일보 기자들이 들어본 밥상머리 민심은 갈수록 먹고살기 힘들어진다는, 정치권 질타 목소리가 주류였다. 야권 신당 출현 등 급변하는 정치 지형에 대한 평가는 기대보다는 ‘자기이익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하고 있다’는 혹평이 대부분이었다. 야당 지지자들조차 야권 분열로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경기불황과 맞물려 진박(진실한 친박) 마케팅을 질타하는 여론이 영남을 넘어 수도권까지 이어지고 있어 ‘정권심판론’이 총선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도 감지됐다.

영남은 새누리당의 아성과 같은 곳이다. 특히 대구·경북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핵심지지 기반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진박(진실한 친박)’ 마케팅에 대한 평가는 냉랭했다.

회사원 안남석(38)씨는 10일 진박 논란에 대해 “대구 시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잘라 말했다. 안씨는 “대구가 아무리 새누리당 텃밭, ‘친박근혜’ 지역이라도 대구와 별 연관 없는 사람들을 내려 보내 자기 사람이라고 선전하는 것은 너무하다”며 “진박 논란을 보면 왕 옆에서 아부로 권력을 탐했던 내시들이 생각난다”고 비판했다.

공기업에서 일하는 김모씨(37)씨도 “진박 마케팅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노인층과 원래 1번표(새누리당 지지표)”라며 “진박 마케팅은 새누리당 내부 경선용이지만 진박 후보들의 지지율은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에서는 ‘만년 새누리당’ 지지에도 균열 조짐이 보였다. 회사원 박지영(35·여)씨는 “물갈이가 필요하다. 새누리당이 한 게 뭐 있는가”라며 “설득력 있는 공약이라면 무소속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이병호(48)씨도 “수성갑에서 맞붙은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 가운데 이번엔 김부겸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본다. 대구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남에선 야당에 대해 못미더워하는 마음도 여전했다. 경남 사천의 김모(58)씨는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는 다른 새정치를 한다고 말하면서 나갔는데 노선이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며 “이대로라면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의석 3분의 2는 차지할 것 같다”고 했다. 경남 통영의 이상만(56)씨도 야권에 대해 “그쪽 사람들은 만날 지지고 볶고, 결탁하고 깨지고 하더라”며 “누가 어떻게 뭉치고 모이든지 신경 안 쓴다”고 했다.

영남의 민심도 역시 ‘경제’였다. 부산 남포동 자갈치시장 상인 이모(60·여)씨도 “경기가 너무 좋지 않은데 정치인들이 제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다”며 “오는 총선에서 여야를 떠나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겠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김기섭(60)씨는 “경제위기를 자초한 것은 여당이나 야당이나 똑같이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20대 국회에서는 서민들을 위한 법안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고 뇌물을 받아 사법처리되는 국회의원들이 없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춘천(58)씨도 “20대 국회에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성수 고승혁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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